입장 표명 안한 서욱
"유가족, 보안 유지 요청"
'공군 여중사 사망사건'과 관련한 2차 가해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던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인권센터는 26일 "공군 성추행 피해 여군 사망 사건에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보복 협박, 면담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 된 A상사가 지난 25일 낮, 국방부 수감 시설 내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군인권센터는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에 연루·기소돼 면밀한 관리가 필요한 상태였으나 대낮에 수감시설 내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데는 국방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이 작용한 것"이라며 "A 상사의 사망은 명백히 국방부의 관리소홀"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8월 6일 1차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A 상사가 사망함에 따라 피해자에 대한 소속 부대원들의 집요한 2차 가해와 사건 은폐 시도 등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을 규명하는 일에 큰 난항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A상사는 국방부 근무지원단 군사경찰대대 미결수용실에 구속 수감 중이던 노모 상사로 알려졌다. 노 상사는 전날 14시55분께 수감 시설 내에서 의식불명으로 발견된 뒤, 인근 민간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상사는 성추행 피해를 입은 고(故) 이모 중사가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당시 직속상관이었다. 노 상사는 지난 3월 같은 부대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 중사의 보고를 받은 뒤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노 상사는 지난달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과 면담강요의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구속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된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도 노 상사 사망이 화두로 떠올랐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얼마나 군 기강이 해이해져 있고 엉망진창이었으면 이제 하다 하다 수형실에서 자살을 하느냐"며 "알아본 바로는 군 수형시설에서 감시소홀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노 상사가 "수형실에 있다가 감시소홀 상태로 화장실에서 목을 매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된 것 아니냐"며 "도대체 어떻게 수형자를 관리하기에 수형자가 소위 감옥에서 자살을 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노 상사 유가족 측이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보안 유지를 요청했다며 "나중에 (유가족 측과) 정리가 되고 합의가 되면 별도로 보고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기자들에게 노 상사 사망 관련 소식을 공지하면서도 유가족 측 입장을 감안해 '비보도'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개최 30분 전, 군인권센터가 관련 내용을 전격 공개한 것이다.
신 의원은 "극단적 선택을 한 노 상사와 그 가족들에 애도를 표하지만, 그분은 가해자"라며 "가해자 유가족이 말하지 말라고 해서 이야기 안 한다는 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이미 언론에 다 보도되었다. 장관이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