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에 악영향 불가피
3분기 마이너스 추락 우려도
우리나라 경제가 연 4%의 성장률 고지를 향한 행군을 이어가던 와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재확산에 또 다시 흔들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며 청신호를 켰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이런 와중 우리 경제를 견인해 오던 수출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불안감을 키우는 가운데, 코로나19를 빠른 시일 내에 진정시키지 못할 경우 당장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역성장으로 주저앉으며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분기보다 0.7%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네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런 추세를 기반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4.0%로 올려 잡은 상태다.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분기별로 0.6%대 후반의 성장률만 유지하면 이 같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성장률을 견인해 오던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점은 불안한 대목이다. 올해 2분기 수출은 전분기보다 2.0% 줄며, 지난해 3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으로 이어오던 플러스 기록을 마감했다.
대신 경제 성장을 이끈 건 민간과 정부의 소비였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3.5%로 2009년 2분기(3.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정부소비 역시 3.9%나 늘며 1987년 2분기(4.2%)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내수 충격 조기진화 '관건'
관건은 3분기 성적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가 4차 대유행으로 접어들면서 경기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지표로 확인될 3분기 경제성장률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걱정이 깊어지는 이유다.
문제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는 백신 접종률이다. 백신 보릿고개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 강화가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32.9%로 지난 달 30일 대비 3.1%p 상승하는데 그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악영향이 민간 소비는 물론 서비스업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3분기 성장률 흐름은 2분기와 상반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재유행이 8월 중순 이후 진정된다면 하반기 경기 사이클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생각보다 더 길어지면 올해 3분기 마이너스 성장률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렇게 되면 한은이 제시했던 연간 성장률 4%는 달성이 어려워진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불거지자 지난 4월 3.5%로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을 수정하지 않고 추이를 관망 중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에 신규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돼 3분기 역성장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한은과 정부는 여전히 긍정적 관측을 유지하고 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 발표 후 진행된 설명회에서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과도한 우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점검해볼 필요는 있겠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올해 4% 이상 성장경로를 이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탄탄한 경기회복 흐름과 큰 폭의 내수 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