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가입자 갈아타기 호응 미미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된지 한 달이 지났지만 판매량은 기존 3세대 상품의 절반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사이에서 4세대 실손이 기존 상품보다 불리하다는 의견이 확산되며 기존 가입자의 갈아타기와 신규 가입이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의 초반 한 달간 판매량이 이전 3세대 상품의 같은 기간 판매량의 절반 미만 수준으로 위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4세대 실손보험은 도수치료 등 비급여진료를 많이 이용한 가입자 부담을 늘리는 대신, 다른 소비자의 평균보험료를 낮춘 상품이다. 1~3세대 실손 대비 보험료가 10%가량 저렴해 '갈아타기'를 원하는 고객을 겨냥한 상품으로 지난달 1일 도입됐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각사별 차이는 있지만 3세대 '막차'를 타려는 가입자가 몰린 6월과 비교하면 4세대 실손의 첫 달 판매량은 한 달 만에 30% 미만으로 급감했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지난달 4세대 실손 판매량이 6월 한 달 동안 판매된 3세대 상품판매량의 10분의 1 수준까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1∼3세대 가입자의 전환도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병원을 자주 이용하려는 소비자는 아무래도 기존 상품에 장점이 더 크다고 여겨 지난 6월말까지 가입을 서둘렀다는 의미다.
4세대 실손이 외면받는 이유로는 소비자들이 신상품이 기존 보험보다 불리하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4세대 실손은 진료비 자기부담 비율이 3세대 상품보다 높고, 비급여 이용량이 많으면 보험료가 300%까지 할증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아울러 보험사들이 4세대 실손 판매에 소극적인 것도 판매량 급감 요인이다. 실제로 일부 보험사는 최근 2년간 진료 경험이 있거나 각종 보험금 합산액이 일정액을 넘는 고객의 4세대 실손 가입을 거절하는 등 가입 문턱을 상향한 바 있다.
앞서 출시된 실손 상품에서 기존 가입자의 비급여 진료비를 통제하지 못해 큰 손해를 입은 보험업계가 병원에 안 갈 것으로 보이는 가입자만 최대한 골라서 받는 방식을 선택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