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중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 예정
해외직구 빠른 배송·SK텔레콤 멤버십 연계로 승부수
일각선 수요 있을지 의문에 성장 지속 여부 우려도
11번가와 아마존의 협업 사업이 조만간 베일을 벗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판도를 뒤흔들 묘수가 될지, 용두사미로 끝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되면 상품·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1세대 이커머스로서의 명성과 위상을 회복하는 등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해외 직구 쇼핑 채널이 다양한 만큼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아마존 상품을 자사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아마존과 지분투자 약정을 체결한 지 9개월 만에 양사의 협력 서비스가 베일을 벗게 되는 셈이다.
앞서 11번가는 올 상반기 글로벌 사업팀을 구성하고 직매입과 물류 역량을 강화해왔다.
지난 3월 근거리 물류 정보기술(IT) 플랫폼 스타트업 ‘바로고’에 250억원을 투자했고, 우정사업본부와 협력해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오늘주문 내일도착’ 서비스를 도입했다.
오늘주문 내일도착 서비스는 지난 6월 한달 간 주문건수와 거래액이 지난 4월 대비 각각 87%, 49% 증가했다.
또한 SLX택배와 손잡고 매일 자정부터 정오까지 주문한 상품을 주문 당일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오늘주문 오늘도착’ 서비스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아마존과의 협업 사업이 11번가의 재도약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1번가에서 아마존의 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상품 구색이 다양해지면서 거래액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특히 11번가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유료 멤버십을 연계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 in)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SK텔레콤이 관련 서비스와 연계할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멤버십 ‘우주’는 월 9900원을 내면 11번가와 아마존의 무료배송 서비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웨이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 6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간 간담회에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과 관련해 SK텔레콤과 연계한 강력한 멤버십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언급된 내용을 미뤄 짐작해봤을 때 타 경쟁 플랫폼보다 눈에 띄는 차별화가 없다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해외직구의 경우 과거에는 배송이 오래 걸리고 사후관리 서비스(AS)도 어려워 꺼려했다면 현재는 플랫폼이 다양해졌고 언어 소통, 복잡한 통관절차 등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글로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직구 수요가 높은 아마존의 상품을 11번가의 국내 자체 물류센터에 미리 입고시켜 놓고 주문 즉시 배송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는 형태가 유력해 보이는데, 과연 실수요층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멤버십과 연계한다면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는 있겠지만 계속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해외직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존이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에 비해 도로망이 촘촘하지 못하고 물류망 형성도 어렵기 때문인데 우리나라는 이미 관련 플랫폼 및 배송 등이 잘 갖춰져 있다”며 “아마존도 이같은 시장상황을 알고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진출하지 않고 11번가를 통해 들어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