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아들과 인사 한 번 안했다" 증언에… 조국 "브라질 무술 얘기했다"

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 노모 교수 증인 출석…"고등학생 인턴 한 적 없다"

조국 "아들과 카포에이라에 대해서 대화 나눴다"

노 교수 "그런 이야기를 고교생에게 하지는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을 지냈던 노모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을 지도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조 전 장관은 아들이 노 교수와 브라질 전통무술인 '카포에라'에 대해서 대화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노 교수는 "그런 이야기를 고교생에게 하지는 않았다"고 선 그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는 13일 조 전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사무국장을 지냈던 노모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2013년과 2017년에 아들 조원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와 인턴십 활동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거나 직접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조 전 장관 측은 아들 조씨가 실제로 당시 사무국장이던 노 교수의 지도를 받아 인턴 활동을 했다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증인석에 선 노 교수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인권법센터에 고등학생이 인턴을 한 적이 없다"며 "조씨가 누군지도 모르고 인사 한 번 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씨와 인턴 면접을 진행하거나 매주 와서 인턴십 활동을 지시한 적이 있냐"는 검사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조씨가 검찰 조사에서 노 교수로부터 면접을 받고 인턴십 활동을 지시받았다고 진술한 내용과 배치되는 증언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노 교수는 또 센터에서 근무하는 동안 고등학생을 면접하거나 조씨가 작성했다는 논문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한인섭 교수가 제게 고교생의 학교폭력 관련 논문을 지도하라고 했다면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다"며 "연구 분야가 다른데 제 분야도 아닌 것을 지도하라고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은 직접 노 교수를 신문할 기회를 얻고 "아들이 2013년 7월 증인과 대화를 나눴고, 그때 증인이 브라질에 간다며 '카포에이라'라는 단어를 말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조씨가 노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 교수는 "제가 브라질까지 가서 운동을 배운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특이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고교생에게 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재판은 변호인이 정 교수의 건강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종료됐다. 변호인은 "이틀 전 정 교수가 선고를 받았는데 정신적·육체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증인신문 이외 추가 절차를 하기에는 컨디션이 너무 안 좋다. 다음에 위법수집증거 절차를 하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다음 공판은 오는 27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