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개 시민…정치 권력의 막말은 왜 함구하나"
'금도 넘었다' 지적에는 "이낙연이 사과해야 사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뒤 '이재명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인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19일 "한국에서는 누구 지지한다고 발언만 해도 그 사람의 생존과 인격을 짓밟는, 아주 미개한 사회"라고 비판했다.
황교익 씨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사회자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를 밝혔고, 이재명 지지냐 아니냐 보도가 있다'고 묻자 이같이 밝혔다.
황 씨는 "저는 정치 지지하는 게 제 삶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문재인 지지 선언을 하고 버텨왔는데, 한국 사회는 그렇지 않다"면서 "미국에서는 시상식 같은 데서 유명인이 '대통령 당신 부끄러운 줄 아세요' 이야기한다. 그래도 그분의 직업적 생명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로 되어 있지만 신분은 그냥 일개 시민"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저한테 친일 프레임을 씌우면서 공격을 했다. 제가 하는 전문가란 일은 대중의 평판이 중요한데, 그걸 오염시키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왜 정치권과 언론의 분위기가 정치 권력이 일개 시민한테 막말한 것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면서 제가 거기에 미러링으로 한 막말은 금도를 넘고, 아주 못된 것처럼 이야기하느냐"며 "대한민국이 정치인들의 나라인가, 정치권과 언론이 저의 막말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애초에 정치 권력이 일개 시민에게 던졌던 막말에 대해서는 왜 함구를 하는지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황 씨는 전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금도를 넘었다'고 한 것을 두고도 "저한테 막말을 한 사람이 사과를 해야 저도 사과한다. 그게 순리"라며 "송영길 대표는 당내 사람(이낙연 전 대표)를 불러다 놓고 사과하라고 이야기해야 되는 게 민주당 대표로서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민은 항상 정치 권력에 치이고 얻어맞고 이런 식으로 살아야 되는 거냐"며 "여야 정치인들 똑같다. 정치 권력이 뭐길래 한국에서는, 아직 봉건시대 왕조시대에 살고 있나. 왕이냐"고 따져 물었다.
황 씨는 "대한민국은 정치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정치인들이 굴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헌법에 적혀있지 않나. 무엇이든지 간에 자기들이 다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함부로 막말하고 직업을 찾는 사람한테 물러나라 마라, 이렇게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재차 말했다.
앞서 황 씨는 페이스북에서 자신에게 이재명 경기지사 보은 인사 의혹을 제기하고 도쿄·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을 향해 "일베냐", "인간이 아니라 짐승",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