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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적대의도 없다"…대화 '명분' 쥐어짜는 美


입력 2021.08.23 15:56 수정 2021.08.23 15:5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완전한 제재이행' 공개언급 안해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노규덕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2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의도(hostile intent)'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에 제안한 '조건 없는 대화'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갖가지 명분을 쥐어짜는 모양새다.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의도가 없다"며 "언제 어디서나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북미대화 재개 조건으로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해온 만큼, 적대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건 없는 대화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대표는 북한이 적대정책의 '집중적 표현'이라고 규정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선 "오랜 기간 지속되고 일상적인, 순전히 방어적 훈련"이라며 "한미 양국의 안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연합훈련이 북한을 겨냥한 적대정책의 일환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대북제재에 대한 완전한 이행'도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측은 한미 각급 협의 때마다 유엔 안보리 결의(대북제재)에 대한 완전한 이행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6월 방한 당시 개최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했었다.


다만 김 대표는 북한이 최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부분적 제재완화와 관련해선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이 △광물 수출 허용 △정제유 수입 허용 △생필품 수입 허용 등 3개 분야에 대한 부분적 제재완화 가능성을 피력할 경우, 대화복귀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북 인도적 지원 추진 의사 재확인


한미 양국은 이날 협의를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 추진 의사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국은 보건 및 감염병 방역, 식수, 위생 등 가능한 분야에서 북한과의 인도적 협력 사안을 논의했다"며 "국제기구와 비정부 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노 본부장은 "한미 양국은 남북 통신선 복원, 연합훈련 진행 등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노 본부장이 언급했듯, 우리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며 "지난 5월 한미 정상의 공동성명에 담긴 남북 대화 및 관여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남북 간 인도적 협력 사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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