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영 '폭언' 폭로에 전 남편 향한 비난 이어져
부부의 관계가 형성되고 그 관계를 끝맺음 짓기까지의 과정에는 해결되지 못한 수많은 문제들이 존재한다. 또 두 사람 사이에 산재한 문제들은 어느 한 쪽의 말로만 설명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MBN ‘돌싱글즈’의 출연자들이 ‘이혼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돌싱글즈’는 ‘한 번 다녀온’, 즉 이혼남녀들의 리얼 연애 관찰 프로그램이다. 돌싱남녀들이 모인만큼 결혼 생활 중 겪었던 어려움을 나누고, 이혼에까지 이르게 된 이유, 그로 인한 고통에 서로 공감하며 새로운 사랑을 찾고자 한다.
하지만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전 남편(혹은 아내)과의 불화를 토로하는 모습은 위태로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커플이 되기 위해 자신의 매력, 장점을 어필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혼의 이유를 ‘상대방의 잘못’이라고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출연자 이아영은 커플이 된 추성연과 동거생활에 나선 이후 자신의 친구들과 만나 전 남편에 대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전 남편이 처음엔 모델일 소탈해서 좋다고 했는데 나중에는 말만 하면 상처를 줬다. 밥 먹을 때도 ‘먹어’가 아니라 ‘쳐먹어’라고 하니까 상처를 받아서 사람을 볼 때 말씨를 제일 보게 됐는데 (추성연) 오빠는 욕을 안 해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온라인상에선 이아영의 전 남편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두 사람 사이의 사연을 알지 못하는 일부 시청자들은 한 쪽의 입장만 듣고, 다른 한 쪽을 매도하는 식이었다. 이아영 역시 논란이 커지자 23일 SNS를 통해 사태를 수습하고 나섰다.
그는 “나의 경솔함으로 인해 상처 받을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지나친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전 시어머님은 정말 좋은 분이고, 아이 사랑으로 잘 키워주고 계신다. 둘 다 정말 많이 어렸고 가족, 친구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홀로 육아와 살림을 하니 사소한 작은 말 한마디도 굉장히 크게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비단 이아영 뿐만은 아니다. 남성 출연자 김재열의 발언은 이 프로그램의 위태로움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이혼 이유에 대해 전후사정은 생략한 채 “(전 아내가) 부모님에게 앞으로 인사를 드리지 않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박효정이 그런 말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되묻지 않았다면 김재열의 전 아내를 향한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을 것이다.
당사자만 알 수 있는 부부사이의 문제를 방송에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만큼 출연자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말이다. ‘돌싱글즈’가 이혼이 아닌 새로운 만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출연진은 자신의 과거가 아닌 현재의 감정에 충실하고, 제작진 역시 자극적인 재미를 쫓기 보단 출연진의 새로운 만남을 진정성 있게 다루고, 문제가 될 만한 내용에 대한 적절한 편집을 거치는 등 신중한 제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