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 유행 등 코로나19 확산세
여행심리 위축 우려…“위드 코로나 시대 전환 준비해야”
정부의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에 힘입어 올 하반기 여행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던 여행업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 유행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사이판, 하와이, 괌 등 휴양지 섬들이 여행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하와이는 주지사가 직접 나서 여행 자제를 요청했다.
웨싱턴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중증 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적어도 10월 말까지는 하와이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하와이에서 공식적으로 여행객 방문 자제를 촉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괌 정부도 지난달 23일부터 2주간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12세 이상의 모든 주민 및 방문객들은 현지 식당과 바, 클럽, 체육관, 헬스장, 영화관, 쇼핑 센터 내 푸드코트, 크루즈 등 이용 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지 않으면 모든 실내 및 실외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사이판의 경우 입국 시 5일간 지정 숙소에서만 머물도록 하고 있다. 이후에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사이판은 우리 정부와 트래블버블 협약을 맺고 한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이다.
올해 말까지 진행하는 'TRIP(Travel Resumption Investment Plan)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공항과 주요 포스트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2~3회 유전자증폭(PCR)검사의 모든 비용을 사이판 정부(북마리아나 주정부)가 부담한다.
또한 여행자 개인을 위한 여행 경비도 지원한다. 7박 이하 기간으로 사이판, 티니언, 로타 등 세 섬을 방문하면 경비 약 87만원(750달러)을, 8박 이상으로 세 섬을 모두 둘러보면 경비 약 175만원(1500달러)을 선불카드 형식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특별여행주의보가 한 차례 더 연장된 상태다.
외교부는 최근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해 6월14일~8월14일까지 6차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를 이달 13일까지 연장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작년 3월23일 최초 발령한 것으로 여행경보 2단계 이상 3단계 이하에 준하는 조치다.
여행업계에서는 우리 국민들이 주로 찾는 해외 여행지인 하와이, 괌, 사이판 등에서 여행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해외 여행심리가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전 국민 70%가 10월 말까지 백신 2차 접종을 마친다는 정부의 목표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올 4분기와 내년 설 연휴를 기점으로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이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에는 델타 변이의 새로운 변이가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NHK방송에 따르면 도쿄의과치과대학 연구팀은 지난 8월 중순 이 대학 부속병원에서 진료받은 한 환자로부터 채취한 델타 변이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N501S'라는 새로운 변이를 발견했다. 이 변이는 영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알파 변이와 연관된 'N501Y' 변이와 비슷한 구조이지만 감염력 등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상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종식이 아닌 공존을 준비하는 위드(with) 코로나 체제에서 상품 개발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