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행동주의 공세 차단…김동춘 사장 "주주가치 제고 총력" (종합)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3.31 12:52  수정 2026.03.31 13:00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안건 등 주주제안 모두 부결

팰리서 "전례없는 저평가…자사주 매입·소각 요구"

"나프타 수급 불안 속 3대 신성장 동력 집중 육성"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제25기 LG화학 정기 주주총회이 개최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LG화학 주주총회가 행동주의 펀드와 경영진 간 표 대결에서 경영진 승리로 마무리됐다. 김동춘 LG화학 사장은 주주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석유화학 구조조정과 신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마스터펀드리미티드 측이 제안한 주주제안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이날 주총의 최대 쟁점이었던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을 골자로 한 제2-7호 안건은 전체 의결권 기준 약 23% 찬성에 그치며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출석 의결권 기준으로는 약 30%의 지지를 확보했다. 정관 변경은 출석 주식 수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약 33%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주)LG와 약 7%~8%의 지분을 가진 2대 주주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민연금은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이 이사회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체 의결권 기준으로는 20%대 초반에 머물며 경영권을 위협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제2-7호와 연동된 순자산가치 할인율 공시 및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 확대 등 제3호 주주제안 안건들은 상정 없이 자동 폐기됐다. 해당 안건에는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공시 ▲경영진 보상에 자기자본이익률(ROE) 및 순자산가치 할인율 연동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 확대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별도로 상정된 선임독립이사 선임 안건인 제2-8호 역시 전체 의결권 기준 약 17% 찬성에 그쳐 부결됐다.


김동춘 LG화학 사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5기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주총 현장에서 제임스 스미스 팰리서 창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LG화학은 현재 내재 가치 대비 전례 없고 지속 불가능한 70% 수준의 할인율에 거래되고 있다"며 경영진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심각한 저평가의 원인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 분할과 중복 상장을 지목하며 지분 유동화를 통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할인율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자기자본이익률을 핵심 재무지표로 관리하고 경영진 핵심성과지표(KPI)에도 반영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주총 직후 김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나프타 수급 불안에 따른 국내 사업 재편 속도전도 예고했다. 최근 정부와 공조해 도입한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에 대해 "최근 미국의 제재 허용 범위 내에서 수급을 했으나 지금은 추가 구입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수급의 한계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여수 나프타 분해시설 3개 중 하나인 제2공장의 가동 중단을 유지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운영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정부의 전반적인 사업 재편 계획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조금 더 속도 있게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 성장 동력인 전지 소재와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와 개발도 구체화했다. 첨단소재 사업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차세대 고성능 양극재 개발을 가속하고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 진입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한편 김 사장은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석유화학 사업은 저수익 범용 사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며 "향후 2~3년 내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술 중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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