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초선 김승원, 박병석 겨냥 'GSGG' 욕설 파문 확산
朴 "소통 막혀 이런 일…국회 기강 무너지는 건 한 순간"
野 "그냥 넘어가면 국회 우습게 돼…징계 절차 밟을 것"
이준석, 송영길 '동물' 지칭 논란…與 "경우 없는 막말"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가 정치인들의 막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초선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욕설 '개XX'를 연상시키는 'GSGG'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동물'로 지칭하면서 정치권에 막말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0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함께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주제로 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여당의 무리한 입법 강행 저지를 이유로 들며 생방송 시작 약 40분 전 '불참 통보'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100분 토론을 취소하면 MBC는 뭘 방송해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동물의 왕국. 여의도에 송영길이라는 동물이 살고 있습니다"라며 웃으며 답해 논란이 됐다.
하헌기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이준석 대표는 송영길 대표를 '여의도에 사는 동물'에 비유하며 '동물의 왕국이나 틀면 된다'고 해놓고 그것이 농담이라고 한다"며 "경우 없는 막말에 가까운 실패한 농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 의원(초선·경기 수원시갑)의 'GSGG' 욕설 파문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김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는 요구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에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징계절차를 밟겠다"며 "이런 문제를 방치해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넘어가면 국회가 우습게 된다. 국회가 핫바지냐"고 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 의장과의 만남 소식을 알리며 'GSGG' 욕설 파문에 대한 박 의장의 심경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정 부의장은 "박 의장은 '코로나 때문에 의원들이 고립돼 선후배 간 소통이 막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걱정하고 '국회 기강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도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논란이 많은 법안이 원하는 대로 통과되지 않았다고 국회의장을 이름만으로 부르고 '개XX'의 약어를 써서 공개적으로 욕을 한 의원은 반드시 국회에서 징계해야 한다"며 "모욕을 당한 것은 박병석 의장 개인이 아니라 그가 대표하는 국민 전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여야의 대치 끝에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상정이 불발되자 31일 새벽 1시 49분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대체 뭘 더 양보해야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제대로 통과시킬 수 있는지. 모든 직을 걸고 꼭 제대로 더 세게 통과시키겠다"며 "박병석~~ 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고 썼다.
'GSGG'가 박 의장에게 한 '개XX'라는 욕설이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르자 김 의원은 7시간 뒤 'GSGG'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박병석 의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governor(리더, 공직자)는 국민의 일반의지에 충실히 봉사할 의무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수정했다. 김 의원은 "GSGG란 Government serves general G(정치권력은 일반 의지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를 뜻한다"고 언론에 뒤늦게 설명했지만, 박 의장을 찾아가 '사과'했지만,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의 경고가 있냐'는 질문에 "어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당사자인 김 의원이 박 의장에게 아주 깊은 사과를 했다"며 "더 이상 당에서 추가로 징계를 한다든지,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정치는 언어로 하는 것이고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나타낸다"며 "두 사람의 막말은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인간적인 도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막말을 해도 잠시 욕먹고 큰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정치권의 막말 사태는 반복되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막말을 하는 정치인들을 꼭 기억해놨다가 표로 철저한 심판을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