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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물’ 먹은 김민재, 더욱 견고해진 통곡의 벽


입력 2021.09.03 00:02 수정 2021.09.03 15:22        서울월드컵경기장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이라크 상대로 무실점 수비 견인

제공권과 스피드에서 압도적 능력으로 이라크 공격 무력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민재가 패스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럽파 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가 견고한 수비력으로 벤투호의 무실점 수비를 견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서 0-0으로 비겼다.


1차전 홈경기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벤투호는 아쉽게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1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상대의 공세를 막아선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존재다.


탈아시아급 피지컬을 자랑하는 김민재는 190cm의 장신임에도 빠른 발을 갖추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와 계약하며 터키리그 진출에도 성공했다. 팀을 옮기자마자 빠르게 주전으로 자리 잡은 김민재는 유럽 진출 이후 처음 A매치에 나섰는데 이전보다 견고해진 수비력을 과시했다.


특히 190cm가 훌쩍 넘는 이란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을 꽁꽁 묶으며 후방을 든든히 사수했다. 후세인 역시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했지만 김민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전반 7분 한 차례 후세인과 공중볼 싸움서 우위를 점한 김민재는 2분 뒤 후방에서 공을 돌리다 패스 미스를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빠르게 공을 잡은 후세인을 빠른 스피드로 따라잡은 뒤 몸싸움을 이겨내고 다시 볼 소유권을 되찾아왔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재성, 김민재가 상대 수비들과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간혹 문전으로 날아오는 이라크의 날카로운 크로스 대부분은 김민재의 머리에 걸렸다. 후세인은 후반 26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이마저도 김민재가 먼저 머리를 갖다대 필사적으로 막아냈다.


김민재의 그물 수비에 꽁꽁 묶인 후세인은 이날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맥없이 물러났다. 후세인뿐 아니라 그라운드를 밟은 모든 이라크 선수들에게 김민재는 ‘통곡의 벽’이었다. 그의 수비력은 유럽물을 먹고 나니 더욱 견고해진 모습이다. 소속팀 일정으로 지난달 31일 오후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김민재의 활약은 놀라웠다.


K리그 최강 팀 전북 현대서 활약하다 중국을 선택해 아쉬움을 남겼던 김민재는 뒤늦게 유럽 무대에 뛰어들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아직 터키리그서 활약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김민재가 앞으로 유럽서 쌓아나갈 경험과 경기력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벤투호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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