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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작 확정" 뜨면 바빠지는 출판계


입력 2021.09.03 15:25 수정 2021.09.03 15:2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버드 박스' 후속 '맬로리' 넷플릭스 확정

'패싱', 올해 선댄스 영화제서 호평

탄탄한 스토리가 이미 검증됐다는 점에서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거나, 영화가 완성됐을 시 다시 책이 관심받는 현상은 낯선 그림이 아니다. 예로 이준익 감독의 '동주'가 만들었을 당시 윤동주 시인의 시집의 판매량이 급증했으며 이와 관련 굿즈들이 빠르게 팔려나갔다. 문유석 작가의 '미스 함무라비'도 드라마로 만들어지자 베스트셀러가 됐다.


여기에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콘텐츠 공룡의 영향력이 강해지자, 넷플릭스 효과를 보기 위한 움직임이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출판계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전 세계의 작품들이 넷플릭스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국내에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소설들이 원작으로 만들어지고, 이 소설들이 첫 번역되는 사례가 넷플릭스를 통해 늘어나고 있다.


창비는 아르헨티나 작가 사만타 슈웨블린의 소설 '피버 드림'을 발표했다. 2017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셜리잭슨상 중편 부문을 수상한 사만타 슈웨블린의 대표작이자 국내 첫 출간작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피버 드림' 외에도 '입속의 새', '켄투키' 등으로 2019년과 2020년 이례적으로 2년 연속해서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론 라틴 아메리카 대표 작가다.


'피버 드림'은 클라우디아 요사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됐고 사만타 슈웨블린 작가가 각색에도 참여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안에 '피버 드림' 수급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창비는 올해 넷플릭스 기대작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홍보에 나섰다.


소설은 시골에 휴가를 보내러 온 아만다와 니나는 동물들이 원인 모를 죽음을 당하는 현상을 목격하고, 원인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시고로 병원 침대에서 누워 죽어가는 아만다와 마을 소년 다비드의 대화로만 전개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다.


민음사와 문학동네도 최근 영화 '패싱'의 원작 소설 번역작을 각각 출간했다. '패싱'은 흑인이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숨기고 백인 행세를 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로, 넬라 라슨 작가가 집필했다.


이 소설은 1920년대 미국 뉴욕 할렘을 무대로 신진 흑인 예술가들이 등장해 인종적 자각으로 무장한 새로운 흑인상을 제시했다. 사회적 차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인 행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흰색이 주는 사회적 보호와 이익을 욕망하고 인종 정체성의 경계를 탐색하는 여성 인물들의 주체적인 행보가 담겼다.


레베카 홀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으로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검은 숲은 넷플릭스 영화 '버드 박스' 후속편의 원작 소설 '맬로리'를 출간했다. '버드 박스'는 2018년 샌드라 블록 주연으로 영화화되며 한해 8000만 조회 수로 넷플릭스 창사 이래 최다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맬로리'는 '버드 박스' 결말 10년 이후가 배경이며 새로운 시대에 공포와 폭력이 만연한 시대에서 살아남은 맬로리와 두 아이의 이야기다. '맬로리' 역시 전편에 이어 넷플릭스에서 영화로 만들어진다.


넷플릭스와 영화감독 벤 스틸러, 대런애러노브스키에게 영상화 판권이 팔린 스티븐 킹의 중편 소설 '피가 흐르는 곳에'도 황금가지에서 발표했다. '피가 흐르는 곳에'는 작가의 작품 속에 새로운 히로인으로 등극한 홀리 기브니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오컬트 스릴러이다. 이외 '해리건 씨의 전화기', '쥐', '척의 일생' 등 총 4편의 중편 소설이 담겼다. 수록작 모두 출간 직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OTT를 선호하는 시청 환경이 만들어지며 '넷플릭스 제작 확정'이란 문구가 어느 때보다 매력적인 시대다. 이에 작품에 대한 관심을 유입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또한 방영 이후 흥행한다면 판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빠르게 국내에 소개하는 것도 출판계가 바빠지는 이유 중 하나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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