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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사의 사태, 이준석 적극 만류에 '일단 멈춤'


입력 2021.09.05 17:20 수정 2021.09.05 17:21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이준석, 정홍원에 90도 '폴더 인사'

불참 잠룡들 비판 나서면서 '힘싣기'

정홍원, 회의 내용 유출에 부담감

이준석, 선관위원들에 입단속 주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 및 선관위원장 경선 후보자 간담회에서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홍준표·유승민·하태경·안상수 후보는 '역선택 방지 조항 제외'를 주장하며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정홍원 대선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준석 대표의 적극적인 만류에 일단 뜻을 거둬들였다.


정홍원 위원장은 5일 오후 선관위가 주재하는 대권주자 공정경선 서약식을 앞두고 이준석 대표와 만나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장은 유승민 전 의원 측에서 자신을 향해 "사퇴하고 윤석열 캠프로 가라"고 공격하는 등 '역선택 방지 조항'을 놓고 선관위원장을 흔드는 상황을 가리켜 '이렇게는 권위가 서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정경선 서약식에도 12명의 대권주자 중에서 홍준표·하태경·유승민·안상수 후보 등 4명이 불참했다. 정 위원장은 선관위를 압박하려는 이들 대권주자들이 국민보고회·국민면접·올데이 라이브방송 등 선관위가 주재하는 향후 일정에도 계속해서 불참하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 위원장은 지난 3일 비공개 회의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둘러싼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무기명으로 의견 회람을 했는데, 자신이 그 사실을 기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는데도 선관위원들 사이에서 유출이 돼 당일로 언론에 보도가 되고 대권주자들이 거센 반발을 하게 된 점을 들어 부담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정 위원장의 사의를 적극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정경선 서약식은 선관위원장 주재로 진행되기 때문에 당초 이 대표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바꿔 직접 참석하면서 정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모두발언에 앞서 정홍원 위원장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이준석 대표는 "최근의 당내 혼란에 존경하는 정홍원 위원장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며 "더 큰 성원과 지지, 신뢰를 보낸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지도부에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엄호사격을 했다.


아울러 정 위원장과 각을 세운 채 이날 서약식에 불참한 홍준표·하태경·유승민·안상수 후보를 겨냥해 "당 선거관리의 전권을 부여받은 선관위 운영에 다소 불만이 있다고 해서 당 공식 행사에 불참하는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를 날렸다.


이러한 이 대표의 만류와 '힘싣기'에 정 위원장도 다소 누그러진 듯 대권주자들의 협조와 선관위의 사심없는 결정을 강조했다.


정홍원 위원장은 "어려운 상황을 맞아 몸을 사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이 직을 수락했다"며 "후보들이 충정을 이해해주고 협조를 해줘야 마주치는 손바닥처럼 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것은 오늘 몇 분이 참석하지 못했다"며 "선관위가 사심없이 정한 룰에는 협력하고 따르도록 해야지, 그것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라고 유감을 표했다.


선관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서 정홍원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인하면서도 적극적인 만류로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는 "(정홍원 위원장이) 고민을 심각하게 한 게 맞다"면서도 "내가 만류했고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불참한) 후보들의 행동은 잘못됐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정 위원장도) 아마 다시 국가를 위해 일할 동력이 생기지 않았겠느냐"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회의 내부에 있던 일들이 밖으로 유출되면서 원활하게 회의를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 때문에 (정 위원장이) 부담을 느낀 부분이 있다"며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밖으로 내용이 흘러나가서 대권주자들이 개별 사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것을 위원들에게 전달하고 왔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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