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의원실 방 뺀 이낙연…사퇴안 처리는 '글쎄'


입력 2021.09.10 01:30 수정 2021.09.10 00:24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李, 의원직 사퇴 선언 바로 다음날 방 비워

송영길·윤호중 등 당 지도부 적극 만류 중

李 "사퇴 카드, 어떤 계산 아닌 결의 표시"

이재명 측 "이재명 대세론에 큰 영향 없어"

국회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짐 정리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 선언 하루 만인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방을 비웠다. 보좌진 면직 절차에도 착수했다. 당 지도부는 이 전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고 있지만, 이 전 대표는 사퇴 뜻을 절대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의 정권 재창출을 향한 충정, 대선 후보로서의 결의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원팀으로 대선을 치러나가기 위해선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만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도 이 전 대표께 전화로 사퇴 의사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 드렸다"고 전했다. 윤 원내대표도 전날 이 전 대표에게 전화해 사퇴 철회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원직 사퇴 카드는 어떤 계산을 한 것이 아니고, 결의의 표시다. 제 모든 걸 던져서라도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며 사퇴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8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호남권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지난 주말 충청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충격패'를 당한 뒤 오는 12일 64만 명의 표심의 향배가 공개되는 1차 슈퍼위크와 추석 연후 직후 호남 경선을 앞두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 오영훈 의원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이낙연 후보의 진정과 의지는 그 무엇으로도 꺾을 수 없다"며 "당 지도부는 의원 사직서 처리를 위한 의사 일정을 신속히 진행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도 이날 의원직 동반 사퇴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당 지도부와 이 전 대표가 만류하면서 뜻을 굽혔다.


당 지도부는 이 전 대표 의원직 사퇴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결의는 알겠지만, 사퇴안을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직 사퇴를 위해선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170석을 가진 민주당의 지도부가 반대하면 사퇴안 처리는 불가능하다. 고 수석대변인도 "(사퇴 안건) 본회의 상정 여부가 국회의장에게 달려있고, 그 전에 당 대표와 협의하는 게 관례"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사퇴할 경우 민주당은 내년 대선과 함께 '정치 1번지' 종로 보궐선거를 치러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한편 당내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열린캠프는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선언과 관련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이재명 캠프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려고 승부수를 던진 것 같은데 '이재명 대세론'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때 지역구 주민들에게 자기 찍어달라고 사정해서 국회의원이 됐는데, 지금 본인이 다급하다고 의원직을 던지는 것은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며 "오히려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