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44만9천원으로 똑같은 ‘아이패드9’ 경쟁 우위 자신
삼성-애플 ‘양강체제’ 공고…‘가성비’ 앞세웠지만 장벽 높아
샤오미가 2년 연속 스마트폰으로 한국 시장 문을 두드렸으나 흥행에 처참히 실패했다. 이번엔 태블릿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수요가 증가한 틈을 타 대중 수요를 공략한다.
문제는 국내 태블릿 시장 역시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체제가 공고하다는 점이다. 샤오미는 여전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가장 강력한 무기로 앞세우고 있지만, 그래도 질 낮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는 없다.
샤오미가 성능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조금씩 올리는 사이 ‘고가’의 대명사인 애플과의 경쟁에서조차 가성비에 밀리고 있다. 정작 다른 중국 제조사 대비 가격이 비싸져 애매한 포지션이 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중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다.
샤오미는 16일 신제품 발표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신규 태블릿 ‘패드5’를 공개했다. 출고가가 44만9000원으로 보급형 제품군에 속할 것 같지만, 샤오미는 비슷한 가격대의 중저가 제품과 비교를 꺼리며 ‘플래그십급 성능’을 갖췄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은 이날 간담회에서 “패드5는 부품과 소재, 베젤(테두리) 측면에서 애플 고사양 태블릿인 ‘아이패드 프로’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아이패드9, 엔트리급이라 패드5와 비교 불가”
이는 전날 공개된 애플 ‘아이패스 9세대’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패드5는 공교롭게도 아이패드9과 출고가가 동일하다.
아이패드9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스(AP)를 A13 바이오닉으로 교체했음에도 출고가(와이파이 버전)가 44만9000원으로 책정돼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패드5 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60이다. 배터리 용량은 8720밀리암페어시(mAh)이며 쿼드(4개)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했다.
WQHD+ 120헤르츠(Hz) 주사율을 지원하는 11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6기가바이트(GB) 램, 128GB 저장공간 모델로 출시된다. 출고가는 44만9000원으로 애플 제품과 동일하다.
그는 “아이패드9는 엔트리급이기 때문에 패드5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했지만 AP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애플 제품 대비 경쟁 우위를 가져가기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韓 시장, 소비자 선택 폭 좁아…‘가성비 수요 충족’ 전략
샤오미가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분야는 저가 ‘스마트밴드’, ‘보조배터리’, ‘공기청정기’ 등이다. 유독 스마트폰 등 단말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샤오미가 한국 진출 시도를 거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티븐 왕 매니저는 “한국 시장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는) 2개 주요 브랜드밖에 없고 소비자 선택의 폭이 상당히 좁다”며 “하이앤드 플래그십 제품을 중저가에 선보여 시장 내에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태블릿 시장은 재택근무로 소비자 요구가 늘면서 성장하고 있는 제품 카테고리지만, 소비자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며 “최고 사양 제품에 5%의 마진만 얻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샤오미는 전날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11T’ 시리즈를 공개했다. 기본·프로·라이트 3종이다. 120와트(W) 고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를 약 17분 만에 완충할 수 있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88이다.
스티븐 왕 매니저는 “해당 스마트폰은 한국에 출시될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샤오미를 삼성전자나 애플 짝퉁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오해고, 오히려 우리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다른 기업들이 모방하기도 했다”며 “샤오미 등장 이후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가 크게 떨어졌고 가성비도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