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코스피 37.88%↑
코스닥 상승률 역대 1위
'빚투' 급증 등 우려 공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년 간 코스피 지수가 40% 가까이 오르면서 역대 정부 중 코스피 상승률 3위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폭락했던 코스피가 경제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급반등한 영향이 컸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 대통령 취임 후 코스피 지수는 2270.12p에서 3140.51p로 38.3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642.68p에서 1046.12p로 62.77% 상승했다.
역대 정부의 코스피 상승률을 보면 노무현 정부가 138.5%(616.29→1469.88)로 가장 높았고, 이어 김대중 정부 46.4%(540.89→792.00), 문재인 정부 순이었다. 또 이명박 정부 15.1%(1686.45→1940.28), 박근혜 정부 3.7%(2018.89→2094.12), 김영삼 정부 0.56%(672.81→676.59)가 뒤를 이었다. 노태우 정부 시절에는 코스피가 4년 사이 2.9%(656.796→637.73) 내렸다.
코스닥 상승률은 문재인 정부가 가장 높다. 이어 노무현 정부 39.2%(438.8→610.83), 박근혜 정부 16.4%(528.36→614.75) 순이다. 이명박 정부와 김대중 정부는 각각 -19.9%(653.12→522.58), -21.6%(983.1→770.6)로 성적이 저조했다.
지수와 별개로 문 정부의 경제 성적은 좋지 못했다. 국내 경제는 2017년 하반기 이후 하강국면으로 진입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9%에 도달한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2019년까지 2~3%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1.0%로 추락했다.
문 정부에서 코스피 저점은 지난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시기다. 코스피는 지난해 3월 19일 1457.64로 종가 기준 10년 8개월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당시 코스닥지수도 428.35로 8년5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 연구위원은 "지난해 2월부터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약세를 나타냈는데 대중국 산업 및 수출 연계성이 높아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와 제로금리 시행에 따른 유동성 증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과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로 대외상황이 개선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본격적으로 반등에 나섰다.
반도체 업황 회복, 전방기업 투자확대, 2차전지 부상 등의 변화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우리 기업들의 선전으로 증시는 실적장세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 결과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25일 장중 3316.08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지난 8월6일 1062.03까지 올랐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빚투(빚내서 투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빚투 규모는 25조원 수준을 계속해 유지하며 최고점을 수시로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조정 및 하락기에 '빚투'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대 투자자들이 신용융자를 갚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한 반대매매 규모는 1월 25억원대에서 지난달 39억원대로 급증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0대는 주식 투자를 게임처럼 인식해 과감하게 빚을 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성향이 짙다"며 "과거 예·적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던 60대도 새로 유입되면서 빚을 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