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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국감] 국가채무 1000조원…‘슈퍼예산’ 놓고 여야 공방


입력 2021.09.29 07:01 수정 2021.09.28 17:53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재부, 5~6일 경제·재정·조세 부문

야당, 코로나19 확장 재정 질타 예고

암호화폐 과세, 여당도 유예 요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2년 예산안 및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올해 기획재정부 국정감사는 604조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예산 탓에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하면서 야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실한 재정에 대한 질타를 예고한 상태다. 더불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가 불러온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 개선방안과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암호화폐 과세 또한 국감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 예산안 확정 이후 줄곧 강도 높은 비판


기획재정부는 내달 5일 경제·재정정책 부문, 6일 조세정책으로 나눠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이후 20일과 21일에는 종합감사를 진행한다.


올해 기재부 국정감사는 604조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여야 공방이 예고된 상태다. 정부는 이달 초 내년도 예산으로 올해보다 8.3% 증가한 604조4000억원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내년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넘어 1068조3000억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50.2%까지 상승한다.


야당은 이미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내년 예산 역시 대선에서 매표행위를 하기 위한 정치 예산 투성이”라며 “문 정권이 시도하고 있는 정치경제 예산을 걷어내고 민생경제 예산으로 바꾸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400조7000억원인 국가 예산이 5년 만에 604조4000억으로 200조 이상 늘었다”며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정부를 비판하며 금과옥조처럼 강조한 국가 채무 비율 40% 원칙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확장 재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예산 총지출 증가율 8.9%에 이어 내년에도 8%대 확장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방역이 지속되고 있고 위기극복과 경기회복, 격차해소, 미래대비를 위한 재정수요가 매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덧붙여 “코로나19 파급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돼 내년까지는 확장적 기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며 “2023년부터는 경제 회복 추이에 맞춰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을 밟아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정건전성 논란은 재정준칙 문제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준칙은 재정 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이다. 지난해 기재부는 2025년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통합재정수지비율을 마이너스(-) 3%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의 한국형 재정준칙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야당은 그동안 정부가 자신들이 마련한 재정준칙을 지나치게 느슨하게 적용해 본래 취지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반면 여당은 재해나 경기침체 때는 재정준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조항을 거론하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특수성을 방패삼아 정부 슈퍼예산 편성에 힘을 싣고 있다.


암호화폐 과세·공기업 경영평가도 논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암호화폐 과세 시점을 놓고는 정치권과 정부 간 의견이 갈리고 있어 국감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에서까지 암호화폐 과세 시점을 1년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해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내년부터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세율 20%를 적용, 분리 과세하기로 했다.


이에 여야는는 가상자산 소득을 금융 소득으로 간주하고 소득공제를 5000만원으로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 경우 과세에 앞서 불량 암호화폐 발행과 깜깜이 상장, 허위공시에 대한 피해자 보호대책 마련과 투명한 관리시스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윤창현, 유경준 의원 등이 과세 기간을 유예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방식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유동수 의원은 “기타자산이 아니라 금융자산으로 볼 경우 5,000만원까지 공제가 되는 등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세 적용 시기를 1년 더 유예하자는 의견도 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유예는 기재부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 아니고 입법으로 결정될 사항”이라며 “현실적으로 과세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내년에 과세를 강행할 경우,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탈세만 조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LH 부동산 투기 사태로 촉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역시 논란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월 정부는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과정에서 평가 배점을 잘못 적용하고 평가 점수를 입력하지 않는 등 오류를 범해 일주일 만에 10개 공공기관 등급을 재조정한 바 있다.


이에 기재부는 지난 1일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상시·전문적 평가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평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 컨설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성과급 기준을 바꾸고 LH 사태 이후 강조된 윤리경영과 안전, 재무성과 반영 비율도 높일 계획이다. 평가제도 강화에 맞춰 현재 경영평가 지원 조직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 내 공공기관연구센터 조직을 보강·재편하고 향후 전담조직 신설까지 추진한다.


기재부 방안에 대해 외부 조직 역할 확대가 공공기관 자체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기능 효율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해마다 반복 지적되는 공기업 임직원의 과도한 성과급 문제와 맞물려 이번 국감에서도 적지 않은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방안과 소상공인 손실보상제 등에 대한 질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5개월째 정부관리목표인 2.0%를 웃도는 물가 문제와 가계부채 관리, 부동산 가격 안정화 등에 대해서도 야당이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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