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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한 번 보라" 한 '정법' 강의, 무슨 내용일까


입력 2021.10.07 14:09 수정 2021.10.07 14:11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윤석열, 유승민에 "정법 동영상 한 번 보시라"

尹 "호불호 갈릴 수 있지만 점 보는 사람 아냐"

천공스님, 17년 간 산에서 수행하며 깨달음 얻었다 주장

이후 10여년째 신도들에 '정법' 강의

ⓒ'jungbub2013' 유튜브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한 번 보라"고 한 '정법'의 강의가 7일 정치권에서 화제다.


'정법'은 자신이 스스로 윤 전 총장의 멘토라고 주장하는 천공스님이 진행하는 강의로, 지난 5일 국민의힘 예비경선 6차 토론회에서 처음 거론됐다.


윤 전 총장이 경선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王(왕)'자를 그리고 나온 것이 논란이 되자 유승민 전 의원은 그를 향해 "천공스승님을 아시느냐"고 물은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천공이란 말은 제가 못 들었는데요"라고 답했고, 유 전 의원은 재차 "모 언론인이 이 사람과 인터뷰를 했는데 본인이 윤석열 후보의 멘토고 지도자 수업을 시키고 있다고 한다. 모르시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제가 알긴 하는데 무슨 멘토니 하는 이야기는 좀 과장된..."이라고 말했고, 유 전 의원은 거듭 "알긴 아느냐"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간의 천공스님 논란은 토론이 끝난 뒤 2차전으로 이어졌다. 양측의 주장은 확연히 다르지만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은 이날 토론이 끝난 뒤 '정법'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유 전 의원 측은 윤 전 총장이 "토론회 직후 윤 전 총장과 악수하려 했는데 윤 전 총장 쪽에서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에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 될 수도 있다'고 하면서 손가락을 흔들며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윤 후보는 토론 직후 후보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유 후보에게도 '선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악수를 하면서 '아까 말씀하신 분들중에 정법이라는 분은 강의 동영상이 많으니 한 번 보시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습니다'고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토론회 직후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나 상황이 어땠는지에 대해선 양측의 입장이 명백히 갈렸지만, '정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에 대해선 의견이 일치된 셈이다.


천공스님, 尹 '멘토' 자처한 인물…尹측 "사리에 맞는 부분 있어 동영상 몇 번 본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정권교체국민행동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정권교체국민행동은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 보수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결성된 협의체다. ⓒ국회사진취재단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에게 '한 번 보시라'고 한 '정법' 강의자 천공스님은 어떤 사람일까.


천공스님은 자신이 윤 전 총장의 '멘토'라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3월 조선일보 기자 출신 최보식씨와의 인터뷰에서 "그(윤 전 총장)가 고비 때마다 내게 물으면 답해주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이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니까 좀 도와준다. 지금도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내 공부'라는 것이 '정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과는 과거 박영수 특검에서 최순실 관련 수사를 할 때 부인인 김건희씨의 소개로 알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과는 열흘에 한 번쯤 직접 만난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7일 tbs '뉴스공장'에 출연해 천공스님에 대해 "그 분은 역술인이라고 얘기하긴 좀 어폐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의 강의 내용이 사리에 맞는 부분이 있어 윤 전 총장이 강의 동영상을 몇 번 봤을 뿐, 멘토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그 분이 정확히 어떤 내용을 가지고 얘기를 하시는지 그 부분은 또 검정을 해야겠지만, 적어도 그 분이 애기하시는 것 중에 사리에 맞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분이 소위 말하는 강의를 하신 동영상을 후보가 몇 번 봤다는 걸 가지고, 그걸 무슨 미신이나 무속과 연결시키는 건 상당히 거리가 먼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동영상 몇 번 봤다고 무슨 멘토가 되겠어요"라고도 했다.


천공스님, "17년 동안 산에서 묵언하며 '정법' 공부했다"는 인물
윤석열 "호불호 갈릴 수 있지만, 미신이나 점 보는 사람 아니다"


ⓒ'jungbub2013' 유튜브

'jungbub(정법)'이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천공스님은 실제로 정치, 사회, 문화 등 다방면의 주제를 가지고 신도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약 10년 전부터 운영해 온 해당 유튜브 채널에는 △홍익인간 인성교육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어떻게 해야 하나 △꿈을 꾸는 이유와 어려움 해결법 △임기 마지막해,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 등을 주제로 방대한 양의 강연 영상이 올라와 있다.


각종 강연 동영상을 통해 스스로 밝힌 바에 따르면, 천공스님은 고아원에서 자랐다. 자라면서 세상 사람들이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아 죽으려고 산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자만이라는 것을 깨닫고 17년 동안 산에서 묵언을 하며 공부를 하게 됐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깨달음을 얻은 뒤 "깨끗해진' 그는 "설산의 얼음바닥에서도 불 한 번 떼지 않고 그냥 살 수 있었던 것이 스스로 깨끗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깨달음을 '정법' 강의를 통해 설파하고 있는 그는 '홍익인간'에 대해 말한 다수의 강의에서 "이 세상은 음양의 기운이 있어서 밸런스를 맞추어 가려고 어떤 일이 다 일어나는 것이다", "비슷한 것끼리 통합이 되고 통합이 되다 보니까 오늘날 만들어진 것이 태양계고, 이 지구도 만들어졌다. 은하가 다 그렇게 돼 있다"는 등의 내용을 전하고 있었다.


윤석열 전 총장과 관련한 강의 내용도 다수 존재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누구인가 △윤석열 전 총장의 '별의 순간'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윤 전 총장에게 '과거사에 대한 사과' 요구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등의 내용이다.


천공스님은 윤 전 총장에 대해선 "지금 뭔가 시대적인 환경을 만난 것"이라고 했다. 또 윤 전 총장이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법관이 법관 자리에 앉아서 나한테 주어진 업무를 바르게 했다면, 그거는 어떤 사람이 원망을 하든 감정을 싣든 같이 가야 되는 게 법치주의"라며 "억지 쓰지 마라. 윤석열 총장은 양심적으로 한 그대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예비후보와 중소기업인 대화' 행사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정법의 유튜브를 보라고 말한 취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미 다 얘기를 했고, 잘못 알고 있는 거는 그런 걸 보면 다 알게 된다. 미신이나 점에 관련된 것은 아니다"며 "사람에 따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미신이나 점을 보는 사람은 아니라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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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 2021.10.08  12:16
    이분은 스님이 아닙니다. '천공스승'이라고 스스로를 칭하고 단체에서도 그렇게 부릅니다.
    불교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스님과 무관하고 불교와도 무관한 인물에데 왜 스님이란 호칭을 다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정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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