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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로그인⑥] 대한민국 ‘허파’ 지킴이 국립공원공단, 지친 국민 마음까지 힐링


입력 2021.10.18 07:01 수정 2021.10.16 09:5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올해 만 34돌 맞은 국립공원공단

22개 국립공원 자연보호 파수꾼

자연 그대로의 휴식처 위해 노력

국립공원공단 본사 전경. ⓒ국립공원공단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약 3500만 명이 국립공원을 찾았습니다. 그것은 국립공원이 우리 국민에게 힐링을 선물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장소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 등의 자연생태계, 문화경관, 지형·지질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곳이다. 국립공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고 국민이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건강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1987년 7월 1일 문을 열어 올해 만 34년이 된 국립공원공단은 강원도 원주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애초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시작해 2019년 1월 17일부터 국립공원공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소속도 설립 당시 건설부에서 1991년 내무부로, 1998년 현재 환경부로 바뀌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을 비롯해 설악산과 주왕산, 태안 해안, 다도해 해상 등 22개 국립공원의 생태계와 자연, 문화, 경관, 지형, 지질자원을 보전·관리한다. 지난해부터는 국립공원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국립공원의 날’을 지정했고, 올해는 ‘탐방은 쉬고, 탄소는 줄고’라는 주제로 첫 기념식도 열었다.


국립공원공단이 설립되기 전에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국립공원을 관리했다. 지자체에 공원 전문가도 부족했고 인력도 한계가 있다 보니 국립공원이란 이름이 무색할 만큼 관리가 허술했다.


하지만 국립공원공단 출범 이후 22개 국립공원에는 국내 생물 종의 42%(2만3016종), 멸종위기종의 66%(176종)가 서식할 만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다. 더불어 국보 42점과 보물 165점 등 많은 문화유산도 보유해 연간 4300만 명이 찾는 국민 휴식·여가 공간으로 성장 중이다.


현재 국립공원공단은 공원의 자연과 문화 자원을 보존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지속적인 생태 모니터링과 야생생물 보호, 멸종위기종 복원 등을 연구하고, 국립공원 내 시설과 자연훼손을 막기 위한 단속 활동이 1년 내내 이어진다. 최근에는 샛길 출입으로 야생동물 서식지 파괴가 우려되자 드론을 활용한 단속도 시작했다.


멸종위기종 증식과 복원, 서식지 보존도 중요 업무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노력으로 반달가슴곰과 산양, 여우 복원사업은 1단계 목표를 달성했다. 앞으로 개체 수 중심 성과 체계를 뛰어넘어 유전적 다양성과 종 다양성을 고려한 생물 종 서식지 중심의 2단계 계획을 예고하고 있다.


동물 서식지 보전을 위한 작업으로 올해 550억원을 들여 14㎢의 땅을 매입하기도 했다. 국민 참여형 외래생물 제거 활동과 국립공원 고유 생물 종 서식지 보호, 해상·해안·육상 훼손 지역 복원, 기후변화에 따른 침엽수 보호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업무다.


자연보존과 동시에 국민이 공원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도 국립공원공단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국립공원 이용환경 개선을 위해 편의시설 설치와 탐방 해설, 안전장치 마련, 자연재해로부터 이용자 보호까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시설은 탐방객 안전과 편의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자연생태계와 문화경관을 보전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국립공원공단 해변정화활동 모습. ⓒ국립공원공단
탄소 줄이고 산소 늘리는 국립공원, 탄소중립 시대 ‘보물창고’


앞으로도 국립공원공단은 탄소중립과 자연생태계 복원, 새로운 탐방문화 조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국립공원공단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 속도를 높이는 여러 사업을 계획 중이다.


훼손된 지역을 생태적으로 복원해 탄소흡수량을 늘리는 것도 계획 가운데 하나다. 특히 해안지역 바닷가와 갯벌 등에 염생식물 복원 사업을 확대해 탄소 흡수량을 크게 늘릴 예정이다.


국립공원 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는 작업도 속도를 높인다. 건축물 에너지 효율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국립공원 내 운행 차량도 모두 친환경으로 바꾸기로 했다. 공원 내 주민 거주지 또한 탄소중립형 마을로 바꾸기 위한 계획 수립이 한창이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zero)로 만들고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에 있어 국립공원이라는 공간이 갖는 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중립과 함께 자연생태계 복원 작업도 계속한다.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과 산양, 여우 등의 복원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안정적인 개체군을 형성하고 국립공원에 자생하는 고유 생물 종 보전과 복원, 외래 생물 종 제거 활동도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 힐링 공간을 넓혀가기 위한 새로운 탐방문화 조성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이후 소규모 가족 단위 여행과 비대면 탐방이라는 유행 변화를 반영한 탐방 전략을 고민 중이다.


어린이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비롯해 코로나19 방역에 고생한 의료진, 소방대원 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안전한 탐방환경 조성을 위해 기저질환이 있는 탐방객에는 스마트워치를 대여해 산행 중 심장박동수와 혈압 등을 체크 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정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해상과 해안 복원 사업을 확대하고 침엽수 보호를 위한 기후변화 모니터링 스테이션(거점연구시설)을 지리산 등 7개 국립공원에 설치 중이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국립공원에 대한 우리의 보전·보호 노력은 국민 인식과 공감대를 더해 공존의 틀을 만들고 공원을 이용하는 국민이 행복과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국립공원공단
송형근 이사장 “국민 직원 모두 행복한 조직 만들 것”


현재 국립공원공단을 이끄는 송형근 이사장은 환경부 공무원 출신이자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환경계획학을 전공(석사)한 환경전문가다. 올해 1월 취임 후 9개월 동안 탄소중립과 국민행복, 상생협력, 윤리경영이라는 4대 경영방침을 바탕으로 조직 가치를 극대화하고 직원 역량을 모으는 데 노력해왔다.


송 이사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국립공원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원이 아닌 흡수원이자 저장고로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적 가치뿐만 아니라 760건의 지정문화재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자원들을 가진 곳으로 발굴하지 않은 자원의 ‘보고(寶庫, 보물창고)’라는 설명이다.


송 이사장은 국립공원 가치 보전을 넘어 과학적으로 탄소 저감을 검증하기 위한 정량 평가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국립공원 발생 탄소를 제로(zero)에 가깝게 줄이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6개 공원에 7곳의 연구거점시설을 구축해 기후변화 영향을 상시 조사하고 멸종위기종 증식과 복원사업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국립공원 내 마을에 재생에너지 이용 시설과 기후변화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등 탄소중립 플랫폼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생태계 보호의 최전선에 위치한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송 이사장은 “해상·해안국립공원과 국가지질공원 관리체계 개선, 국립공원 문화자원의 전문적 관리, 국립공원 탄소중립 실현 등을 추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며 “그중 하나는 공단의 직무 범위를 제한하거나 생태계 특성을 구체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법과 제도의 개선인 만큼 이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와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이사장은 그동안 산악공원과 자연자원 보전에 집중하던 정책을 해상·해안공원, 문화자원 보전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해상·해안공원은 용도지구의 미세분화 문제, 낚시 행위에 대한 단속의 어려움, 해양쓰레기 등 다양한 문제가 해결 과제로 남은 상황”이라며 “정책 변화와 자원 집중을 통해 해당 지역들의 보전·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송 이사장은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자연생태계 보고이며 국민이 가장 많이 찾는 최대의 휴식 공간이자 미래세대에 온전히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며 “문화자원 보존을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신규 문화자원 발굴로 자연과 문화자원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국립공원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그는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멸종위기종의 소중한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자연생태계를 체험과 치유의 공간인 만큼 국립공원을 더욱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길 바란다”며 “자연과 국민, 직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조직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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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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