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40만원서 21만원으로 반토막
회사 주가부양 외면에 지분 모으기
전체발행주식 10% '1400만주' 돌파
셀트리온 주가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소액주주들이 주주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해 집단 행동에 돌입했다. 소액주주들은 회사 측에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책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거부 의사를 밝히자 경영진과의 전면전을 염두에 둔 지분 모으기에 돌입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오후 12시 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500원(0.69%) 내린 2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레그단비맙)의 조건부 승인 기대감으로 지난해 12월 7일 장중 40만3500원을 기록한 뒤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최근 미국 제약사 머크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자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셀트리온 주가는 더욱 타격을 받았다.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 것도 주가 낙폭을 키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셀트리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47억원으로 6개월 전과 비교해 16.55% 하락한 수준이다.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공매도 세력과 공동 대응하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회사와 소액주주들과의 관계도 악화됐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지난 14일 회사 측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단기 주가 부양보다는 신약 연구 개발로 기업 경쟁력을 키워 주가를 올리겠다며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주가 하락 등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비대위를 구성한 소액주주들은 소액주주 지분 모으기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10% 수준인 1400만주를 끌어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법 상 임시주총 소집 요건인 3%를 훌쩍 넘긴 수준이다. 비대위는 총 5000만주의 주식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셀트리온의 소액주주는 40만9742명으로 이들은 전체 주식의 64.29%를 보유하고 있다.
비대위는 국민연금에도 항의 서한을 제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코스피 상위 종목 중 셀트리온에 대해서만 가장 많은 지분을 축소(작년 연말 9.16%→상반기 말 7.48%)했으며 스튜어드십 코드에 의한 책임 있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 등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