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성남도개공 사장 사퇴압박 의혹
녹취록에 유동규·정진상·시장 수차례 언급
이재명 "사퇴압박? 전혀 사실 아냐"
이재명 측 "전하는 말, 신뢰성 없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015년 자신의 사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의 뜻으로 이해했다”고 심경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압박했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의 배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있었다는 의혹을 키우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2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황 전 사장은 인터뷰에서 ‘사퇴의 명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내렸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밖에 인식을 못 한다. ‘정 실장’(정진상 정책실장) ‘유동규’ ‘시장님’ 이렇게 말하는데 당연히 그렇게 이해했다”며 “임면권자가 한 거다. 정이나 유가 나를 그만두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인간적으로 모멸감을 느꼈다”고 심정을 밝힌 황 전 사장은 “당시엔 화천대유 등을 전혀 몰랐다. 6년 동안 모르고 있었다”며 “공사를 나오고 그쪽에 전혀 눈길도 안 줬는데, 유 전 본부장(유동규) 구속 소식을 접하면서 알았다. 기분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2015년 2월 6일 유한기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찾아와 “너무 순진하다”,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일”이라며 사퇴를 종용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녹취록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은 12번,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은 8번, 성남시장은 4번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사장은 결국 당일(2015년 2월 6일) 밤늦게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공교롭게도 화천대유가 설립된 날과 같은 날이었다. 황 전 사장이 물러난 뒤 유동규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를 맡으며 대장동 개발사업은 급물살을 탄다. 검찰은 황 전 사장으로부터 해당 녹취록을 넘겨받아 수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황 전 사장의 사퇴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사퇴압박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는 전날 경기도지사 사퇴 기자회견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황 전 사장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 ‘왜 그만두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당시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 출신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직접 얘기했다고 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직접 얘기한 게 아니다”며 “인사 문제나 정치적인 얘기를 할 때 다른 사람 이름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말의 신뢰성이라는 게 의심스럽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전 사장이) 억울했다면 그때 공개하든지 소청 심사를 하면 되는 것이지 지금 와서 (공개) 하는 것도 조금 의아하다”며 “정영학 녹취록도 마찬가지고, 녹취록에는 항상 의도가 들어간다”고 의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