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트렌드 비가역적"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공시 관련 글로벌 스탠다드와 보조를 맞춰 상장법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를 체계화하고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이삼봉홀에서 개최된 '금융·산업·자연의 시대를 향해(Toward the era of F·I·N)' 국제컨퍼런스 및 그린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금감원은 금융사 기후리스크를 감독하고, 기업 기후 관련 정보 공시를 확대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기업 경영전략에 ESG를 고려하는 것이 필수가 될 것이며 이러한 트렌드는 비가역적으로 보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디지털화와 녹색전환의 가속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사회와 경제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중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중심으로 하는 녹색전환은 인류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중요성을 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금감원은 산·관·학 협력 국제 기후리스크 관리모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후변화 관련 정부 정책으로 인한 기업과 금융회사의 손실을 예측해 기후리스크에 대비하고 경영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지난해 개발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 고도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정 원장은 "국내 정부는 올해 9월,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했고 금융기관은 ESG 우수기업을 우대하는 대출이나 친환경·저탄소 산업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등 새로운 금융상품을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다"며 "이미 현실이 된 기후변화 위기 앞에서 우리는 그때보다 더 전력을 다해 대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린워싱에 대한 경계도 강조했다. 정 원장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그린워싱으로 불명확하고 왜곡된 ESG 정보로 인해 투자자 신뢰 저하가 우려된다"며 "공시체계 개선을 위한 감독당국의 노력으로 기업의 ESG 정보를 더 적극 반영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번 국제 컨퍼런스는 금감원이 주관·개최하는 네번째 행사다. 지난 2019년부터 이화여대와 공동 개최하는 중이다. 이번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국제연합(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영란은행, 금융감독원, KB금융그룹, ING은행에서 기후변화의 영향과 대응, ESG 및 녹색금융 혁신 사례 등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