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역대 최대 분기 매출에 영업익도 4조원 넘겨
D램 견조한 수요 지속에 낸드 흑전 긍정적 효과
서버용 D램 수요 견인과 낸드 수익성 개선 기대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역대 분기 최대 매출과 2년 반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4분기 D램 가격 하락 조정 등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호 실적 흐름을 이어갈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은 26일 오전 진행된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 D램 출하량이 한 자릿수 중후반 증가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향후 시장 불확실성으로 수요 변화가 일어날 경우 유연하게 대응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낸드플래시는 3분기에 이어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출하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며 “여기에 원가 개선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동시에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 앞서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실적으로 매출 11조8053억원, 영업이익 4조17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기)이었던 2018년에 버금가는 실적이다.
3분기 매출은 지난 2018년 3분기(11조4168억원)를 뛰어 넘는 역대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기존 최대였던 2018년 4분기(4조4301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10나노급 3세대(1z) D램과 128단 4D 낸드 등 주력 제품의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 비중을 확대해 원가경쟁력을 개선함으로써 영업이익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적자를 지속해 온 낸드 사업이 3분기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에서 지난2018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1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해 왔다.
노 부사장은 3분기 호 실적에 대해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버와 스마트폰(모바일)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제품 가격 상승으로 3분기 호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서버용 D램 수요와 낸드플래시 수익성 개선으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수요와 관련 “2018년과 2019년에 생산된 제품들의 교체 시기를 내년으로 보고 있어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 하반기에 이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시장에서 서버용 D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도 “중국의 클라우드 데이터 시장이 국가적인 IT 인프라 확충 계획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중국 시장의 수요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보다는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대응하게 될 것 보이는데 D램은 내년 상반기까지 보수적인 형태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낸드의 경우 128단과 176단 경쟁력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자부한다"며 "원가 경쟁력을 활용해 수급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장비 도입 문제로 내년 설비투자(케펙스·CAPEX)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이에 예년보다 조기 계획 수립에 착수한 상태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노 부사장은 “최근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길어지고 있어 경영 계획을 예년보다 두 달 이상 앞당겨 내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장비의 발주나 장비업체와의 소통도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비투자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며 “다만 투자 집중에 따른 업계의 우려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고 매출의 30% 중반의 설비투자를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반도체 업계 이슈로 떠오른 글로벌 공급망 문제는 메모리 수요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회사측은 “글로벌 공급망 이슈는 어느정도 파악이 된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며 “자동차나 PC 분야에 일부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나 반대로 (부족분이) 일종의 이연 수요나 대기 수요로 바뀌면서 내년 전체 수요를 공고히 하는데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과 4분기와 내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공급망 이슈는 어느정도 반영된 듯한 모습”이라며 “장기 물량을 실행하는 데 큰 변수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와 관련해서는 현재 중국 당국의 승인만 남겨 둔 상태로 연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기대했던 3분기 말에서 조금 지연되기는 했지만 4분기 내에는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 부사장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대한 중국 승인이) 조금 늦어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합리적인 판단으로 연내 승인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다양한 백업 시나리오를 갖고 있으며 기존 계획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는 형태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