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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 국면?…억눌린 수요 어떻게


입력 2021.10.28 16:07 수정 2021.10.28 16:09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노형욱 “주택시장 과열국면 벗어나 안정세 전환 길목”

홍남기 부총리도 ‘집값 고점론’ 4개월 만에 ‘안정 기로’ 판단

“규제 영향 한정적, 신고가 체결 계속될 것”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주택시장에 대해 “과열 국면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강해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국토교통부

‘집값 고점론’을 줄곧 주장하던 정부가 이번엔 시장 안정화 단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장의 매수세 위축으로 시장 안정을 말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주택시장에 대해 “과열 국면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강해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추석 연휴 이후 주택가격 주간 상승률이 둔화하고 실거래가 통계로도 7월부터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며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 통계를 제시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9월 둘째 주 0.21%에서 10월 첫째 주 0.19%, 10월 셋째 주 0.17% 등으로 둔화하고 있다.


앞서 전날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택시장 가격 상승 추세가 주춤하고 시장 심리 변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한 것과 뜻을 같이 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주택시장은 8월 말 이후 주택공급 조치 가시화, 금리인상,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 일련의 조치로 인한 영향이 이어지면서 그간 상승 추세가 주춤하고 시장심리 변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 이라며 “지금이 부동산시장 안정의 기로”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집값이 고점에 왔으니 추격 매수를 멈춰야 한다고 말한 지 4개월 만이다.


그는 “9월 이후 수도권 및 서울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해서 둔화되는 추세”라며 “서울 아파트 실거래는 9월 이후 직전대비 가격 보합·하락 거래비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 수급 상황을 나타내는 매매수급지수도 개선돼 지난 3월 말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특히 일부 민간지표의 경우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8월 셋째 주 이후 매수세가 8주 연속 둔화되며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매수자 우위’로 재편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월세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인데다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집값 안정이라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다수 의견이다. 또 규제 강화로 주택 구입 수요를 당분간 억누를 수는 있겠으나, 수요 자체를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분명 주택매수를 억제하는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매수 수요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출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금액대나, 어떤 식으로든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규제가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일 것”이라면서 “결국 주택매매는 상대적으로 감소하더라도 신고가 체결은 계속되는 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대출 규제와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누적된 집값 상승 피로감과 겹쳐 매수세를 감소시킬 것”이라면서도 “주택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세도 둔화되겠지만 시장 안정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규제가 시장을 억누르고 있지만 전세가격 불안과 투자처의 부재 등을 고려해 보면 급락까지는 어려운 상황이라 그 안에서 지역 양극화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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