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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선택 민심은 안 찍을 민심


입력 2021.10.31 08:01 수정 2021.10.29 08:03        데스크 (desk@dailian.co.kr)

홍준표 지지 중 이낙연 이탈자들만이 실제 찍을 수도 있는 표

강성 진보좌파들 대부분은 본 투표에서 결국 이재명으로 간다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역선택은 이미 현실이 됐다.


작금의 여론조사 결과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역선택은 본선에선 대부분 그 후보를 안 찍을 선호도다. 골수 민주당 지지자들이 자기 편 후보에 맞서기를 가장 바라는 국민의힘 후보를 고르는 여론조사 응답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역선택이다.


별안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국힘당 경선 후보 홍준표가 그 의도적 선택의 수혜자다. 그의 지지도 증가는 젊은이들과 일부 강성 보수층, 중도보수 성향 국민들 사이에서 경쟁자인 윤석열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늘어난 데 따른 요인이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홍준표 주장대로 그의 여론조사 우위를 과연 민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니다. 본선에선 사라지고 없을 신기루 지지도가 민심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민심은 바람이다. 홍준표의 상승세는 자연 바람이라기보다는 민주당(특히 대깨문) 지지자들의 선풍기에 의한 인위적 바람이다.


그 선풍기 바람에 의해 정권교체를 원하는 50% 이상 국민들 가운데 일부가 흔들리고 있는 측면도 있다. 여기에 윤석열이 실언과 실수를 하는 바람에 홍준표로 건너간 경우가 약간 더해지고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의 최종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가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극렬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선거 운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친문 사이트들에서 ‘여론조사는 무조건 홍준표다’ ‘본선에서 이재명만 지키면 된다’는 등의 노골적인 작전 명령이 하달되고 있다.


이 지령에 따라, 혹은 자발적으로, 내년 3월 9일 그를 찍을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그를 지지한다는, 전혀 왜곡되고 부정확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보수우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소개되고 있는, 서울법대 졸업 한국은행 통계 담당 간부 출신의 분석은 역선택의 현실을 명료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공정이 내놓은 최근 결과를 근거로 그가 풀어낸 역선택의 증거는 진보좌파 지지자들의 홍준표 선호가 윤석열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에서 입증된다. 이 분석 결과는 오마이뉴스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대체로 같은 흐름을 보였다. 호남 지역민들의 홍준표 지지도 급상승이 그것을 가장 알기 쉽게 설명한다.


여론조사 공정 조사의 경우 이 지역에서 윤석열과 홍준표의 격차는 일주일 사이에 11.4% 포인트에서 31.1%로 3배 가까이 벌어졌다.(두 조사들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것이 정말 윤석열의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 때문 만일까?


필자와 위 통계 전문가는 역선택 본격화가 더 많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윤석열 하락-홍준표 상승의 정도가 다른 지역과 차이가 나도 너무 나기 때문이다. 호남뿐 아니라 진보좌파 지지자들로 간주될 수 있는 다른 설문 응답자들의 홍준표 선호가 비례적으로 높은 것 역시 그것을 방증한다.


위 통계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홍준표>윤석열 차이는 호남에서 3.4배, 민주당 선호자들에서 3.7배, 열린민주당 선호자들에서 3.3배, 문재인 국정 수행 긍정 평가자들에서 4.7배, ‘대장동 수사 잘했다’ 응답자들에서 3.7배, 대장동 특검 반대자들에서 4.4배다. 문재인과 진보좌파 정당을 지지하고 이재명을 옹호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홍준표를 윤석열보다 3~5배 선호하는 것이다.


이들이 내년 3월 투표장에서 홍준표를 찍나? 거의 대부분 안 찍을 것이라고 보는 게 상식이다. 이재명이 이기면 그를 절대 안 찍을 것이라고 한 이낙연 지지 후 이탈자들 중에서 일부 실제로 홍준표나 윤석열을 찍을 사람은 소수이나 있긴 있을 것이다. 역선택 선호도 중 이 부분만이 유의미하다. 나머지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없을 표라고 봐야 옳다.


역선택은 찍지는 않을 것이지만, 덜 미운 사람을 한번 골라보는 마음이다. 한 비호감도 조사에서 윤석열이 58%이고 홍준표가 54%인 게 그걸 보여준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들의 대망이었던 조국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차기 대선 청사진에 먹물을 끼얹어버린 윤석열에 대한 무한한 증오심이 있다. 그것이 홍준표 역선택으로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홍준표가 이 구도에 의해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뽑힌다면 그 다음날부터 그의 지지도는 5~10% 포인트 증발하게 될 것이다. 역선택 작전을 성공시킨 대깨문들의 철수에 의해서다. 그는 어떻게든 야당 후보가 되기만 하면 된다고 보고 그들의 도움을 이용, 여당 프레임으로 자당 경쟁자를 악독하게 헐뜯으며 “민심은 거역하지 못한다. 민심은 천심이다”라고 호언하고 있다.


실제로는 안 찍을 민심은 일반 국민의 마음(民心)이 아니다. 천심(天心)은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정권교체의 꿈이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끝날 수도 있는 위험한, 가짜 민심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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