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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물류 전초기지를 가다-②] 재건프로젝트 가동, 스페인·인도네시아·미국·베트남·태국…물류기지 넓힌다


입력 2021.11.02 10:13 수정 2021.11.02 10:13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바르셀로나 물류센터, 양국 항만공사 합작법인 첫 출범…위탁운영 방식

남유럽 물류산업 신호탄, 플랫폼·네트워크·비용경쟁력 확보

“유럽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물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해양수산부와 협력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이어 스페인 바르셀로나항,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프로볼링고항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일부 운영을 개시했으며, 내년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또한 “신규사업으로 미국 남동부 조지아항과 베트남 호치민 인근 복합물류센터 운영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태국항만공사와는 방콕항 지역에서 공동 물류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강준석 부산항만공사(BPA) 사장이 10월 말 네덜란드 로테르담 해외공동물류센터 개장식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물류센터를 방문차 현지에서 밝힌 해외 물류거점에 대한 청사진이다.


2016년 국내 해운사 1위였던 한진해운 파산 이후 무너진 해운산업의 재건에 나선 해수부와 공기업 BPA는 다각적인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그간 BPA는 우리 기업들의 현지물류 지원을 위한 유럽 주요항만 등에 물류거점을 확보해 시장가격 보다 낮은 가격으로 물류서비스 제공을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의 모색에 나섰고, 그 가시적 성과가 하나 둘 현실화되고 있다.


바르셀로나 B2B로직스틱스 합작법인, 물류네트워크 강화
바르셀로나항만공사가 주최한 Port Summit 2021 ⓒ데일리안 이소희

그 중 하나인 남유럽의 중심 스페인 바르셀로나항에 물류센터를 추진, 내년 개장에 앞서 바르셀로나항만공사(APB)가 주최한 한국-바르셀로나 간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포트서밋(Port Summit) 2021’ 개회식에 동행했다.


바르셀로나항만공사는 매년 1개 국가를 선정해 물류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Port Summit을 개최해오고 있고, 올해는 대상 국가를 우리나라로 선정해 협력을 공고히 한다는 취지다.


바르셀로나항 물류거점은 허치슨터미널 뒤 배후물류단지(Zal Port)에 부지 5만1725㎡, 창고 4만8000㎡ 규모로 마련됐다.


BPA는 바르셀로나항만공사와 B2B로직스틱스(Logistics)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2년 1월부터 20년간 계약을 맺어 운영키로 했다. 바르셀로나 배후단지관리청(CILSA)으로부터 임대받은 물류센터를 2개 구역으로 구분해 국내외 물류 운영사에 재임대하는 위탁방식으로, 사업비도 BPA가 3억3200만원(51%), 바르셀로나항만공사가 3억1800억원(49%)을 분담했다.


스페인 내 주요항만은 모두 항만공사가 항만을 개발해 민간에 임대를 주는 방식의 지주형(Landlord) 항만공사 모델로 운영 중이다.


Port Summit을 주최한 바르셀로나항만공사 다미아 칼벳(Damia Calvet)사장은 현지에서 열린 무역사절단 행사를 실시간 온라인을 통해 알렸으며 양국 간 연대강화와 양자 간 협력을 강조했다.


APB 사장은 “무역사절단 행사는 바르셀로나항만에 있어 중요한 행사”라면서 “한국에서도 일대일 미팅에 열의를 보여준 만큼 이번 행사를 통해 양 지역 간에 연대의 발판, 혹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BPA와 APB뿐 아니라 양 지역 간에 연결성이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항구는 남유럽 관문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APB 측에선 부산항이 동북아에 새로운 시장을 여는 좋은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상호 호혜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에 무게를 뒀다.


이에 양 항만공사는 협력을 통해 물류센터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 중으로, 이 같은 각국의 항만공사끼리 직접 물류기지를 협력한 것은 최초의 사례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BPA는 바르셀로나 물류센터의 안정적인 운영관리가 현실화되면 남부 유럽 물류사업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스페인 뿐 아니라 이탈리아나 프랑스와 비슷한 협약의 단초가 될 가능성과 북아프리카 물류의 거점으로도 역할을 통해 물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실렸다.


BPA와 APB가 합작으로 조성한 B2B로직스틱스 ⓒ데일리안 이소희
B2B로직스틱스 물류창고 내부 ⓒ데일리안 이소희

APB 사장은 행사 내내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양국 항만공사의 실질적·효율적·지속가능한 협력으로 양국의 경제발전과 물류산업 가능성을 설명했고, 항만 디지털화·항만운영 효율성·지속가능한 부분에서 서로의 노하우 공유와 함께 글로벌 이슈인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위기·탄소배출 등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머리를 맞대고 양국이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협력의 의미를 강조했다.


BPA 강준석 사장도 “바르셀로나 물류센터 조성은 출발점으로, 이를 토대로 물류가 확대되면 한국에서도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게 되고, 향후 바르셀로나와의 교역관계도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화답했다.


하나로TNS·태웅로직스, 물류센터 운영사 참여 LOI 체결
B2B로직스틱스 개장 세레모니 ⓒ데일리안 이소희
양국의 합작 물류센터 개장에 많은 관심을 보인 현지 언론들 ⓒ데일리안 이소희

내년 본격 개장되는 바르셀로나 물류센터는 국내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시장 평균 대비 18%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바르셀로나항은 지정학적 위치와 물류 인프라가 매우 우수해 국내 화주들의 물류센터 이용수요는 높은 반면 임대료와 이용료가 높아 국내 기업의 진출은 전무한 실정을 감안해 저렴한 임대료로 물류기업의 비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또한 현지 전문업체를 통한 원활한 관세·통관업무를 지원하고 현지 물류시장 조사와 현지법인 설립 시 안정화 등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양국 공기업의 합작법인에 하나로TNS, 태웅로직스 등 물류 운영사들이 관심을 표했고, 물류센터 운영사 참여에 관한 의향서(LOI)를 B2B로직스틱스와 체결하기도 했다.


김소형 태웅로직스 유라시아 복합물류 사업부 과장은 “유럽을 거점으로 한 물류센터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차에 이번 바르셀로나에 물류센터가 문을 열면서 가능성을 보고 운영사로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바르셀로나항만공사는 Port Summit 행사 이후 항만배후단지에 위치한 B2B로직스틱스 물류센터로 안내했다. 임차한 물류창고를 둘러보고 공동 협약을 약속하는 선언문 사인 세레모니와 개장 리본커팅,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 등이 이어졌다.


바로셀로나항만 터미널의 항만시설 ⓒ데일리안 이소희
바로셀로나항만 터미널의 에너지저장시설 ⓒ데일리안 이소희

APB는 뱃길로 바르셀로나항만 터미널도 소개했다. 지중해의 관문답게 요트와 크루즈선박 등이 기항해 있었고 항만 시설과 물류를 실어 나르는 선박, 오일·가스 등 저장시설, 친환경 선박이 눈에 띄었다. DHL, Carrefour, Lidl 등 글로벌 기업의 물류기지도 스쳐지나갔다.


바르셀로나항은 카탈루냐 지역의 관문항으로 세계 50위권 컨테이너 항만이자 지중해 지역 최대 항만 중 하나로 3개의 컨테이너 터미널과 벌크·자동차·커피·페리·크루즈 등 다목적 터미널로 구성돼있다는 설명이다.


바르셀로나항만공사는 현재 Zal Port 전체부지 100ha 중 79ha를 개발해 운영 중으로 향후 물동량이 증가하면 추가로 2단계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철도와 육로운송 연계성도 우수한 입지를 내세웠다.


바로셀로나항만 터미널에 정박한 ECO선박인 Ro-Ro선 ⓒ데일리안 이소희
지중해 유람선 ⓒ데일리안 이소희
해외주요 거점, 현지 물류플랫폼 프로젝트에 속도…수출경쟁력 확보


한편 BPA는 유럽뿐 아니라 해외 주요 거점에 물류센터를 입지시키기 위한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동부 프로볼링고항 인근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80년 임차로 내년 2월 개장할 계획이며, 미국에는 전통적인 물류기지인 롱비치 이외에 부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노동집약적인 남동부 조지아 사바나항에 복합물류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을 가시화하고 있다.


또한 최근 교역이 활발해진 베트남 남부에는 신선식품 수출을 위한 콜드체인 물류센터 조성과 태국과는 현지 태국항만공사와 합작으로 방콕항에 복합물류센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등 해외 물류 플랫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에 정부도 해운산업에 있어 중요한 물류정책의 추진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이후 활발해진 수출과 함께 장기적인 물류난에 대처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전재우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해외 물류센터 확보사업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근간인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로 볼 수 있다”며 “현재 확보된 물류센터 외에도 해외 주요 항만 등에 우리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물류거점을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해수부도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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