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기자금’ 투자자 예탁금, 한 달 만에 8조원 증발
미국·이란 전쟁에 위험회피…유가 급등·원화 약세까지
증권가 “단기 급등에 숨 고르기 국면…투매 자제해야”
국내 증시가 중동 전쟁 여파로 변동성 장세를 연출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AI 이미지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3월, 국내 증시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자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는 투자자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패닉셀(공포 매도)’ 유혹이 커지는 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110조2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 말(118조7488억원) 대비 7.34% 감소한 수준으로, 불과 한 달 만에 8조원 이상 줄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 성격이 짙다.
이에 증시 열기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되는데 투자자 예탁금 감소는 매수 대기 수요가 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월 투자자 예탁금이 감소한 배경으로는 국내 증시의 부진이 꼽힌다.
코스피는 지난해 75.63% 급등한 데 힘입어 올해 1~2월 동안 48.17% 상승했으나, 3월 중동 전쟁 여파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되면서 19.08% 급락했다.
이와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급등과 원화 약세가 투자자 부담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분위기에 3월 초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던 자금들까지 증시를 이탈한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조정장이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전쟁 리스크가 완벽 해소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의 조정장이 이어질 수 있으나, 장기적 측면에서는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결국 협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시한으로 제시한 다음 달 6일까지는 투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전쟁은 단기적으로 시장·투자 전략을 제한하지만 저가매수의 호기로 작용했다”며 “현 지수 레벨에서는 부회뇌동격 투매 대응보다 보유를, 속절없는 관망보다는 시장·전략 대안 매수 대응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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