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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무임승차' 논란 커지자…넷플릭스 부사장, 방한해 정부·국회 찾는다


입력 2021.11.02 19:22 수정 2021.11.02 19:22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넷플릭스 대외업무 총괄 부사장, 정부·국회 방문해 면담

망 이용대가, 제작사 수익 배분 문제 커지자 여론 잠재우기 나서

디즈니플러스, 애플TV는 CDN 통해 국내에 망 사용료 지급키로

넷플릭스 로고.ⓒ넷플릭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부문 부사장이 한국을 방문해 정부와 국회 주요 관계자들과 면담에 나선다. 최근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는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지급 거부, 국내 제작사 수익 배분 문제 관련 입장 피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딘 가필드 부사장은 이날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이어 3일에는 이원욱·조승래·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조경식 과기정통부 차관 등을 만난다.


딘 부사장은 한국 콘텐츠 산업에 대한 기여와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하고, 국내 통신사와 망 이용대가 갈등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은 최근 넷플릭스의 망 이용대가 지급 거부, 콘텐츠 지식재산권(IP) 등 논란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최근 한국산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가운데 국내 제작사에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아 수익 배분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트래픽 급증에도 여전히 국내에 망 사용료 지급 거부를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딘 부사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넷플릭스 뉴스룸을 통해 “자유롭고 열린 인터넷 환경에서 넥스트 오징어 게임이 탄생하고 꽃 피울 수 있다"며"오픈커넥트얼라이언스(OCA)를 통해 콘텐츠 전달 네트워크(CDN)를 구축해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은 논란을 키웠다.


또 그는 "한국의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중 한 곳은 이미 세계 1000여곳이 넘는 ISP들이 무상으로 누리는 오픈 커넥트의 혜택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사와 망 이용대가 소송전을 진행 중인 SK브로드밴드를 겨냥했다.


앞서 2019년 SK브로드밴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신청을 냈으나, 넷플릭스가 이를 거부하면서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법에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내용의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재판부가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주면서,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 주장과 달리 정부와 국회에서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대형 콘텐츠제공업자(CP)의 망 이용대가 지급을 의무화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8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부겸 국무총리와 가진 주례회동에서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라며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에 대해서도 챙겨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회에서도 망 사용료 법제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김영식 의원은 대형 CP의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전혜숙 의원, 변재일 의원 등도 관련법 개정안을 내놨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사업자들의 망 사용료 부담해야한다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입법 관련해서도 정부와 협력,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지난 10월 21일 과방위 종합감사에서 글로벌 CP와 역차별 문제 해결을 호소했다. 특히 이해진 GIO는 트래픽을 휠씬 많이 쓰는 해외 기업도 그에 맞는 비용을 내야 공정한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국내 진출을 예고한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모두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통해 국내 ISP에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넷플릭스의 입지가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이에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OCA를 이유로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ISP 업계에서는 OCA가 넷플릭스가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트래픽 처리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ISP가 넷플릭스의 트래픽을 최종 이용자에게 전송하는 구간에서는 아무런 비용을 줄이지 못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한국의 정부, 법원, 심지어 국회의 의견도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여론"이라며"이처럼 특정 국가의 정당한 권한 행사를 무시할 수 있는 힘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시장지배력에서 나온다"고 꼬집었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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