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장동 수사팀 코로나 확진에 수사 일정 사흘간 '스톱'
집단감염 더 취약한 공수처…확산 사태시 수사 장기지연 가능성
윤석열 대선후보 결정에 정치적 부담 가중…속도전·균형감각 관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수사에 제동이 걸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의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 시행 직후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팀에도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루된 각종 의혹 수사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소속 검사·수사관 등 6명과 유경필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는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제범죄형사부는 대장동 의혹의 주요 피의자 조사를 담당해왔다.
검찰은 구속된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에 대해 지난 5일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사흘째 수사가 멈췄다. 1차 구속기간 만료가 오는 12일인데 구속기간 중 절반을 예상치 못한 악재에 허비한 셈이다.
사태를 바라보는 공수처도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현재 공수처는 윤석열 후보가 연루된 사건으로 고발사주 의혹, 옵티머스 부실수사 의혹, 한명숙 모해위증 교사 사건 수사 방해 의혹, 판사사찰 문건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들 혐의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는 없는 상황에서 공수처 내부에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수사 지연 장기화 등 치명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수처는 검찰 대비 조직 규모가 작은 탓에 직원 일부만 감염돼도 업무 전반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전 직원이 정부과천청사 5동에 밀집해 집단감염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우려된다. 수사팀별로 업무도 과중해 인력 공백을 메울 대체 인력 마련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도 이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그동안 기자회견 인원 최소화, 외부 접촉 자제 등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9월에는 공수처 직원 1명이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지만, 신속한 방역 조치로 큰 타격은 면했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제1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수사가 지연되는 사태는 더욱 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대선이 가까워진 시점에 윤 후보 관련 조사를 벌일 때마다 공수처가 야권 대선후보를 견제한다는 이른바 '선거개입' 논란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6월 윤 후보를 최초로 입건할 당시 정치개입 논란이 일며 존폐론이 거론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선거에 영향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논란이 안 생기도록 처리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수사가 거듭 공전하면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내년 2월 13일 대선 후보 등록 전까지 고발사주 사건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수사를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여권은 '윤석열 눈치보기' 및 '봐주기 수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공수처를 압박하고 있다.
검찰 출신 법조계 관계자는 "사건 결론을 두고 어느 쪽으로든 많은 말이 나올 수밖에 없어 공수처에는 부담"이라며 "균형감각을 잘 찾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놓는 것만이 공수처가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확진자 수는 2133명으로 지난 9월 5번째 주(2488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달 말 핼러윈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영향으로 이번 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