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 오를 때 코스닥 11%↑
“중소형 장세, 메타버스 등 유망”
대주주 과세...연말 투자는 유의
올해 하반기 코스피가 고전하면서 코스닥의 상대적인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증권사들은 현재 주도주인 2차전지와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이슈로 부각된 미디어·게임주가 내년에도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코스닥 정책 지원 등 수급 요건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다만 연말에는 대주주 과세의 영향에 따른 주가 충격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이달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595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인 11조4301억원을 넘어섰다. 증시가 활황을 보였던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26조4778억원)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15조6186억원)의 격차는 10조8592억원에 달했다.
코스피는 최근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중국의 성장률 악화 등의 이슈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6일 연중 최저점을 찍으면서 약세장에 진입한 이후 전날까지 3.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11.6%)의 상승폭에 크게 못 미친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972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선 6512억원 순매도에 그쳤다.
코스피 기업의 이익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 순이익은 184조원으로 올해 코스피 순이익(169조원) 대비 9%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형주 기업 이익이 바닥을 찍는 시그널이 나타나거나 신흥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질 때까지 중소형주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익의 역기저효과가 있다는 점과 외국인들이 이머징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지속 반영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중소형주 장세 등 현재와 비슷한 시장 성향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그 대안이 생기기 전까지 메타버스, 2차전지 등의 핵심 성장 테마에 대한 관심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코스닥 시장 활성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월 기획재정부가 업무계획에서 ‘연기금 등의 국내주식 투자범위 다변화’를 밝힌 데 이어 한국거래소는 내년에 코스닥 관련 지수 개발을 내놓을 계획이다. 통상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시기에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강세를 보인다는 점도 주목된다. 내년 역시 수출 금액은 증가할 전망이지만 수출 증가율의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5월부터 진행 중인 코스피 대비 코스닥 강세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에 코스닥 강세를 주도했던 업종은 2차전지 관련주와 미디어·콘텐츠·게임 등이었는데 이들 업종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내년에는 소외됐던 건강관리 업종의 밸류에이션 괴리가 해소되면서 코스닥 강세를 뒷받침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말에는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에 따른 개인 매도 물량으로 코스닥이 위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증시에서 2조9312억원을 팔아치웠다. 그동안 개인은 대주주 요건 회피, 양도소득세 등의 이유로 11월부터 차익실현에 나서고 12월에는 대량으로 매물을 내놓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개인 비중이 높고 수급이 얇은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불리한 요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단기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더라도 상대적 강세를 보여 온 코스닥에 대한 경계심리는 높여가야 할 시점”이라며 “배당락에 가까워질수록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변동성 확대는 커질 수 있어, 연말까지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대한 대응은 최대한 자제하고 국내 주식 중에서도 우선적으로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