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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이 영부인 자격?…한준호 글에 여야 모두 비판


입력 2021.11.20 00:00 수정 2021.11.20 09:13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한준호, 출산·자녀 유무로 영부인 자격 운운

尹 부인 김 씨 과거 유산 사실 알려지며 역풍

野 "난임·불임 부부들의 가슴에 대못 박아"

민주당에서도 "부적절…오버를 한 것" 비판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출산 경험 유무'로 비교한 글을 올렸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신현영 의원은 19일 오후 데일리안과 만나 "그냥 이름만으로 비교하기가 그러니까 수식어를 붙인 것 같은데, 여성의 자녀 유무를 가지고 그렇게 글을 쓴 것에 대해선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런 글을 쓴 것은 아닐 것"이라며 "현재로선 당 차원에서 특별한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 후보 선대위에서 메시지를 총괄하는 정철 '정철카피' 대표도 이날 MBC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 의원의 글에 대해 "논란이 있을만하다. 오버를 한 것"이라며 "건드려선 안 되는 (것을 건드렸다는) 느낌이라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와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사진을 나란히 공유한 뒤 "'두 아이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며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합니다"라고 썼다. 토리는 윤 후보 부부의 반려견 이름이다. 출산 유무를 우열의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는 비판이 일자, 한 의원은 글을 올린 지 40분 만에 "김혜경 VS 김건희"로 수정했다. 그러나 김 씨가 과거에 유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한 의원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야당은 한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사과와 경질을 촉구했다.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아이가 없다는 게 어떻게 국격과 연결된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난임 및 불임 가정에 상처를 준 이재명 후보 측의 사과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차세대여성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출산과 자녀 유무로 영부인 자격과 국격을 운운하는 민주당의 성인식이 정말 충격적이고 경악스럽기만 하다"며 "이 후보는 즉시 사과하고 그에 맞는 책임있는 조치를 하시길 촉구한다"고 했다.


성일종 의원도 전날(18일) "윤 후보 부부는 본인들이 원해서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며 "과거 김 씨는 임신한 적이 있고, 당시 윤 후보는 '아이가 태어나면 업고 출근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기뻐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정원 댓글 수사 파문이 커졌을 때 김 씨는 크게 충격을 받아 유산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의원의 발언은 윤 후보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난임·불임 부부들의 가슴에도 대못을 박은 역대급 막말 중의 막말"이라며 "이 후보는 자신의 수행실장이 이런 망언을 했는데도 일언반구 언급도 없다. 즉히 한준호 수행실장을 경질하고, 전국의 모든 난임·불임 부부들께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했다.


오승재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대선 후보의 배우자라는 이유로 여성을 임신과 출산, 육아의 도구로 취급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며 "민주당과 이 후보는 책임 있는 입장과 조치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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