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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크레딧(59)] 사승호 프로듀서 "편곡, 세션, 마스터링 올라운더가 내 강점"


입력 2021.11.21 13:50 수정 2021.11.21 13:5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도코와 손 잡고 음악 작업 중

"부끄러운 곡 만들고 싶지 않아"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 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프로듀서 사승호는 기타 세션으로 시작해 스트링, 마스터링 엔지니어까지 공부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힌 것을 무기로 삼고 있다. 여자친구의 '레인보우'로 대중가요 세션에 참여해 이승철 '내가 많이 사랑해요', 백지영의 '다시는사랑하지않고이별에아파하기싫어 ', 정상근의 '사랑이란 멜로는 없어', 양다일 '섣부르진 않니', 유빈 '보내줄게', 배진영 '끝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적재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성운 '폴 인 유'(FALL IN YOU)에 편곡, 세션, 작사 등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현재는 과거부터 인연을 맺어온 싱어송라이터 도코와 손잡고 작업 중이다.


음악을 처음 접하게 된 건 교회 목사님에게 기타를 배우면서부터다. 중학교 때는 기타 연주에 푹 빠져 학교에 밴드부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대중가요에 뛰어든 것은 도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시절 지인을 통해 만남을 가졌던 도코로부터, 기타 세션 부탁을 받고 작업을 한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 작업을 같이 하면서 마음이 잘 맞는단 생각이 들었어요. 가능성이 있는 친구라는 게 느껴졌죠. 그래서 세션비를 받지 않고 기타를 연주해 주기도 했어요. 이후로 도코의 앨범에 함께했고 도코가 작곡한 곡의 편곡 등의 작업을 하게 됐다.


기타 연주뿐 아니라 스트링 편곡과 엔지니어 일을 배우게 된 건 순전히 음악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녹음부터 마스터링까지 음악 발매가 되기까지 모든 걸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스트링 편곡은 일이라기보다는 제가 좋아해서 배운 것이지만 음악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배우다 보니 필요한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엔지니어 영상으로 강의를 듣고 배웠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이 점이 사승호의 차별점이 됐다.


"무언가 일등으로 잘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를 평균 이상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지금 하는 일들이 직업 확장의 연장선상에 있으니 많이 어렵지 않았고요. 지금은 취미지만 영상도 공부 중입니다. 즌즌의 '그렇게 우린' 뮤직비디오 감독으로도 참여했어요."


음악을 갓 시작했을 때 목표는 '한 달에 100만 원만 벌자'였다. 지금은 주변 사람들을 챙길 수 있을 만큼 여유로워졌다. 누구나 제목만 들으면 알 수 있는 히트곡이 생겨나며 걱정하던 부모님의 얼굴에도 웃음이 피어올랐다고.


"부모님은 제가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굶어 죽을까 봐 걱정하셨어요. 하하. 최근에 차를 바꿨는데 아빠께서 '벌 만큼 버는구나, 자랑스럽다'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뿌듯했죠."


음악인으로서 가장 보람 찰 때는 곡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때다. 한때는 거리마다 자신이 참여한 곡이 나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기도 했다.


"옷 가게에서 옷을 고르고 있는데 제가 작업한 노래가 나오더라고요. 아무도 관심 없는데 직원을 붙잡고 자랑을 했어요. 하하. 2019년에는 '사랑이란 멜로는 없어', '우리 왜 헤어져', '다시는 사랑하지 않고 이별에 아파하기 싫어' 등 7~9곡이 차트인 돼서 거리마다 울려 퍼진 시기가 있었어요.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들어온 계기기도 하고, 음악으로 성공하기 힘든 세상에 이렇게 사랑받는 곡이 여러 개 탄생해 감사한 일이죠. 도코와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사승호는 곡을 만들 때 창피한 곡은 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임한다. 요즘에는 자신의 곡을 오마주 하는 일이 생길까 봐 다른 때보다 더 고민을 오래 하고 있다.


"곡이 발매가 돼 차트에 있다고 생각했을 때 다른 곡들과 당연히 비교가 될 텐데, 그때 부끄럽지 않고 싶어요. 자가복제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럴 때 결과물이 훨씬 좋게 나오더라고요. 음악이 깊어지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승호는 프로 음악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 버티면 된다는 달콤한 말보다는 현실을 바라보고 자기의 재능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작업에 매진할 것을 강조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보고 안된다면 접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만큼 남들보다 뛰어나게 노력했다고 자신할 수 있을 만큼의 노력이 동반됐다는 전제 아래에 말이죠. 일반 직장인들은 9~10시간을 일어요. 적어도 하루에 그 시간만큼은 음악에 일정하게 몰두해야 해요. 주위에 음악 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기보다, 그 시간에 들어가 작업을 하는 걸 추천해요. 지금은 친구지만 결국 경쟁자거든요."


한 달에 100만 원만 벌자던 그의 목표는 수정이 됐다. 지금처럼 음악을 하며 교육자가 된 미래를 꿈꾼다.


"아직은 지금 제 모습에 만족해요. 이대로 오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교육자는 최근에 꾸기 시작한 꿈인데 출강을 하며 음악을 가르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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