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진 등 책임 물으며 서남원 감독 경질
김우재 감독 시절 이어 계속되는 팀 내 불화설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졸지에 ‘감독들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남원 감독에 대해 팀 내 불화, 성적 부진 등 최근 사태의 책임을 물었다”며 “구단은 팀 쇄신 차원에서 감독뿐 아니라 배구단 단장까지 동시 경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남원 감독과 주장 조송화의 불화설로 최악의 위기에 빠진 IBK기업은행은 결국 감독과 단장 동시 경질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개막 7연패로 최악의 위기를 겪었던 IBK기업은행은 주장 조송화가 경기 작전타임 도중 서남원 감독에게 질책을 당한 뒤 팀을 이탈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김사니 코치도 최근 구단에 쉬겠다는 의사를 전하며 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복귀했다.
팀이 표류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IBK기업은행은 이에 대한 책임을 서남원 감독에게 전가한 모양새다.
이로써 서남원 감독은 IBK기업은행 지휘봉을 잡은 지 7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지난 4월 김우재 감독의 뒤를 이어 사령탑 자리에 올랐지만 정규시즌서 10경기도 해보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3위로 팀을 플레이오프로 올려놓은 김우재 감독과도 재계약을 포기했다.
지난 2019년 4월 IBK기업은행의 2대 사령탑에 오른 김우재 감독은 첫 시즌에는 5위에 그쳤지만 계약 마지막 해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정규시즌 2위 흥국생명을 상대로 3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이끌었지만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하면서 재계약도 물 건너갔다.
공교롭게도 IBK기업은행 지난 시즌에도 팀 내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조송화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2,3차전에 잇따라 결장하며 김우재 감독과도 불화설이 돌기도 했다.
일부 선수들의 태업성 플레이까지 나왔던 지난 시즌, 어쩌면 IBK기업은행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기적과도 같았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은 김우재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향후 어떤 지도자가 주장과 코치가 쉽게 이탈하는 팀의 지휘봉을 선뜻 잡으려고 할지 의문이다.
초대 사령탑 이정철 전 감독이 장기 집권한 이후 이제 2명의 사령탑이 거쳐 갔을 뿐이지만 IBK는 이번 사태로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