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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아이돌 팬덤 규모도 ‘시가총액’으로 계산되는 시대


입력 2021.11.27 14:07 수정 2021.11.27 12:0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하이브·SM·YG·JYP 등 NFT 사업 진출

디지털 아트에서 시작된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이하 NFT) 열풍이 게임, 수집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NFT 열풍이 ‘거품’이라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최근 아이돌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업계까지도 NFT에 열풍에 뛰어들며 시장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하이브

강력한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팬덤을 등에 업고 NFT로 된 굿즈를 메타버스 내에서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포토카드는 물론 아티스트의 음성이나 영상, 아티스트 캐릭터의 아바타 등 다양한 형태의 NFT 굿즈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일 FT아일랜트, 씨엔블루, AOA, 엔플라잉, SF9 등 아이돌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는 ㈜더판게아(판게아)와 공동으로 아티스트 관련 디지털 콘텐츠를 NFT로 발행하는 ‘모먼트 오브 아티스트’(Moment of Artist)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모먼트오브아티스트는 국내 아티스트의 의미 있는 순간을 담은 영상 콘텐츠를 디지털 컬렉터블로 제작해 글로벌 팬에게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다음 달 1일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모먼트오브아티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첫 번째 아티스트는 SF9이다. 지난 22일 미니 10집 ‘루미네이션’(RUMINATION)을 발표한 SF9 컴백에 맞춰 멤버들의 소중한 순간을 담은 콘텐츠를 디지털 컬렉터블로 제작했다. 이번 콘텐츠는 멤버들이 직접 쓰는 손글씨, SF9의 세계관이 반영된 오브제, 뮤직비디오 메이킹 영상 등이 포함된다.


FNC엔터테인먼트에 앞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를 비롯해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큐브 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위주로 NFT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이들 중에서도 NFT와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것은 이달 초 기업 설명회를 통해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와의 파트너십을 선언한 하이브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당시 “디지털에서 고유성을 인정받은 포토카드 같은 굿즈(MD)를 영구 소장할 뿐 아니라 팬 커뮤니티 플랫폼에서 수집·교환·전시가 가능해질 방법 등을 두나무와 구체화하고 있다”고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NFT의 활성화는 분명 새로운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세계화를 필수로 하는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지갑 주소’로 거래하는 NFT가 활성화될 경우, 한한령 등의 외교적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던 실적의 변동성을 북미나 유럽 등 다양한 국적의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낮출 수 있을 것이란 업계의 기대가 반영되어 있다. 즉 매출에 국가라는 제약이 사라지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남자 아이돌들이 거쳐야 할 군대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팬덤과의 소통 단절 현상을 NFT로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굿즈나 티켓 가격 인상에 있어서도 상승에 대한 보상이 아티스트와 기획사, 팬덤 모두에게 돌아가면서 용인될 수 있는 범위가 커지게 되고, 무형의 팬덤을 유형의 경제규모로 확인할 수도 있다. 결국 팬덤의 경제 규모가 거래소의 거래량과 자산의 합산인 ‘시가총액’ 개념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이 같은 기대와 달리 팬들은 NFT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에 유통되던 것과 똑같은 포토카드일 뿐인데 NFT가 부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이 엄청나게 뛴다거나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음악에 NFT가 붙어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의 NFT 포토카드 출시 소식에 많은 팬들이 비판을 쏟아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위버스에서 팬 문화가 펼쳐지고 있는데 굳이 NFT를 더한다는 사업 방향에 의문을 갖는 것이다. 팬덤은 하이브의 NFT 진출 선언이 플랫폼 강화가 아닌, 굿즈 비용을 높이려는 수작이거나, 사실상 새로운 코인을 출시하려는 ‘돈놀이’가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기도 했다.


NFT 시장이 짧은 기간 급속도로 성장한 만큼 위험도 존재한다. 현재 NFT 관련 정책과 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NFT의 재산권 인정기준과 범위조차 법적 기준이 없는 상태다.


핀테크 관련 다양한 소식 및 보고서를 발간하는 피넥스트라는 최근 ‘NFT : 거품 또는 미래?’(Non-fungible Tokens: bubble or future?)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NFT 디지털아트 및 수집품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해서 안전한 투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아직 NFT의 성과를 판단할 역사가 없으며, 시세를 책정할 때 활용할만한 지표도 마련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또 보고서는 NFT의 가치는 구매자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고 하는 데서 발생하는데, 이는 곧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기술적, 경제적 지표보다 구매자의 판단에 의해 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 있어 향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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