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제 폐지할 대통령 되겠다"
손학규, 세 번 대권 도전에도 번번이
경선서 고배…본선 문턱서 주저앉아
"민생당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
4선 의원에 경기도지사,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대표를 지냈던 손학규 전 대표가 내년 3·9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세 차례의 당내 경선 패배의 아픔을 딛고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것이다. 손 전 대표는 출마 일성으로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를 공약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카페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제를 폐지할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 전 대표는 "웬 뜬금없는 출마냐고 의아해할 분들이 많겠으나,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 대선의 현실이 어떠냐"며 "상대를 조롱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몰두하고 있다. 누구 한 명이 대통령이 되면 나머지 한 명은 감옥에 갈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 선거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두고 벌이는 대선이 '누가 덜 나쁜 놈인가'를 가르는 선거여야 하는 게 가당키나 한 말이냐"며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제왕적 대통령제가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이른바 '비호감 대선'의 원인을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찾은 손학규 전 대표는 자신은 '대통령제를 폐지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집권 즉시 개헌을 통해 선진국형 의원내각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손학규 전 대표는 "정치를 바꿔야 한다. 제도를 바꿔야 한다. 나 손학규가 하겠다"며 "개헌으로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7공화국을 열겠다"고 천명했다.
이날 대권 도전을 선언한 손학규 전 대표는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민자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14·15·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도중에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의원입각을 하기도 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며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한나라당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3대 잠룡'으로 불렸으나, 2007년 열우당 해체와 여권발 정계개편의 와중에 전격적으로 탈당,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다.
2007년 대선 출마를 위해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정동영 전 의장 앞에 무릎을 꿇었으며, 2012년에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문재인 대통령에 밀려 쓴잔을 마셨다. 2017년에는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겨 경선을 완주했으나 안철수 대표의 아성을 넘을 수 없었다.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손학규 전 대표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본선 무대에 진입해 대선을 완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손 전 대표는 연합뉴스TV에 출연한 자리에서 "민생당에 탈당계를 내고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