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5% 넘겨...차주들 어쩌나
신용대출도 최고 연 4.73%...0.8%p↑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고공행진 중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를 돌파한 곳이 등장한 가운데, 1년간 1%p 치솟았다. 신용대출 금리 역시 5%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같은 기간 0.8%p 이상 오른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은행 대출금리의 상승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와 한국은행의 2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가계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가계 대출 규제 기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이다. 한은 역시 ‘금융불균형’ 해소와 물가안정을 위해 내년 1월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내년 주담대 금리는 최고 연 6%, 신용대출 금리는 최고 연 5%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8일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연 3.59~5.005%이다. 올해 1월 1일(연 2.5~4.054%)과 비교하면 각각 상단 1.09%p, 하단 0.951%p가 높아졌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 3.59~4.79%, 신한 3.68~4.73%, 하나 3.705~5.005%, 우리 3.80~4.10%, 농협 3.63~3.93%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곳은 5%를 넘긴 하나은행, 가장 낮은 곳은 4% 미만인 농협은행이다.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혼합형 주담대와 달리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은행채(AAAA등급 무보증) 5년물을 기준으로 삼는 혼합형 주담대와 달리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금리 산정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한은이 지난 8월과 11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올리면서 코픽스 역시 상승했다. 여기에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더 크게 높이면서 현재 변동형 금리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올해 초 연 2.65~3.92%에서 3.455~4.73%로 상•하단 0.8%p가 뛰었다. 은행별로는 국민 3.73~4.73%, 신한 3.55~4.55%, 하나 3.4555~4.055%, 우리 3.67~3.97%, 농협 3.63~3.73%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의 경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권이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공급 부족으로 대출 금리가 뛰었다. 또 신용대출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급등했다.
대출금리 상승은 내녀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내년 가게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4~5%대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목표치인 5~6%대보다 더 강화된 수준이다. 전세대출도 다시 총량관리에 포함시켰다. 고강도 가계대출 기조가 이어지며, 은행권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대출 문턱을 조이면 주담대는 물론 전세대출 금리도 증가할 전망이다.
제로금리 시대의 폐막을 선언한 한은도 내년 1분기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1월 통화정책결정회의가 끝난 직후 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1%까지 올려도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내년 1분기 추가인상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일정과, 이주열 총재 임기 완료를 고려하면, 시장은 한은이 내년 1월 기준금리를 현 1%에서 1.25%까지 올릴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한은에 따르면 앞서 두 차례 단행한 기준 금리 인상(총 0.5%p)으로 대출자가 부담해야 할 이자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5조8000억원 늘어났다. 차주당 평균으로 계산하면 301만원으로 추정된다. 차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더욱 급증할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