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웅 '한동훈 독직폭행' 진술 바꾸기…檢 "허위진술 했나"

재판부 "일관성 없는 진술 나와…피고에 대답 강요는 안돼"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2심 재판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놓고 검찰과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윤승은 김대현 하태한)는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연구위원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과 정 연구위원 측은 이 사건 조사와 재판 당시 정 연구위원 진술이 바뀐 것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정 연구위원은 압수수색 당시를 회상하며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6자리 중 5자리까지 입력된 것을 보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었지만, 이후 제출된 변호인 의견서에는 "그게 아닐 수도 있다"고 밝힌 것이 문제가 됐다.

이날 정 연구위원은 직접 비밀번호를 눌러보니 생각했던 형태와 달랐다며 한 검사장이 비밀번호를 당시 몇 개를 남겨두고 있었는지를 두고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한 검사장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었던 것은 맞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 측은 "본인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데 진짜 기억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도 허위진술"이라며 "명확하지 않았던 기억을 명확한 것처럼 진술한 이유가 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일관성 없는 진술이 나온 건 알고 있다"면서도 "검사가 의견을 말할 수는 있으나 피고인에게 대답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제지했다.

정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지난해 7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