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경력 논란, 출마 명분과도 직결
최근 尹~李 격차 좁혀지는 추세 속
金 사과에 따른 여론 추이가 관건
공개 활동 개시 시점은 재조정할 듯
내년 3·9 대선이 8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마침내 분출하기 시작했다. 허위경력 논란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대선 출마 명분과도 직결된 사안인 만큼, 이번 논란이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들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끼셨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YTN 보도로 신상 관련 논란이 불거진지 이틀만이다.
같은 시각 서울 성동구 가온한부모복지협의회를 찾은 윤석열 후보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권의 공세가 기획 공세이고 아무리 부당하게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게 있다면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며 "(김건희 씨의 사과가) 적절해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후 전격적으로 단행된 김건희 씨의 공개 사과는 자신의 수원여대 허위 이력서 논란이 이어지면서 윤 후보의 대선 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조짐이 보이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이의 지지율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매주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대선후보 지지율 설문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 사이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달 26~27일 11.0%p까지 벌어졌으나, 지난 3~4일 8.4%p를 거쳐 10~11일에는 오차범위 내인 3.8%p로 좁혀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분출됐다. '김건희 리스크' 자체는 정치권에서 상수(常數)로 보고 있었던 만큼 새로울 것은 없지만, 윤석열 후보나 국민의힘 선대위의 대응이 세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김건희 리스크' 자체만 놓고보면 지지율에 반영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후보가 '뭐가 잘못이냐' '정면대응하겠다' '이재명 후보는 더하다'는 식으로 대응한 게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윤석열 후보의 대선 출마 명분이 공정·정의·상식인데, 허위경력을 사용해서 이득을 얻으려 한 것은 공정한 것도, 정의로운 것도, 상식적인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며 "조국 전 법무장관 때문에 민주당에 실망했던 사람들로서는 윤 후보를 찍을 동기가 사라지는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단 이날 오후 김건희 씨의 공개 사과가 나온 만큼,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쌍방 모두 유권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여론의 추이를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시점은 양당 공히 지지율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시점이기 때문에, 지지율이 나타나면 그에 따라 후속 대응 방안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씨의 공식 등판 시점은 이번 허위경력 논란으로 다시금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 씨 또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공개 활동 개시 시점에 대해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