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2021 결산-항공] “이러다 정말 다 죽어” 오미크론에 깊어지는 한숨


입력 2021.12.19 06:00 수정 2021.12.18 20:5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코로나19로 초토화에 변이로 위기감 재고조

국제선 여객 수요 난망에 생존 위협받는 LCC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이스타 부활 안갯속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이 산업 전반을 휘감은 한 해였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각 산업과 기업들은 비대면(언택트·Untact) 시대에 맞춘 다양한 사업 전략을 통해 생존을 모색했다. 올 한 해 산업계에서 발생한 이슈들과 현황을 분야별로 결산해본다.[편집자 주]


지난 2년간 지속돼 온 코로나19로 항공업계는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전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여행과 출장 수요가 줄고 하늘 길이 막히면서 항공사들은 국제선 여객 수요 급감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인수합병(M&A)도 국내외 경쟁당국의 심사 지연으로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고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는 이스타항공도 재도약의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회복 기대감 보였던 여객 수요 오미크론에 불확실성 커져

올 상반기를 지나면서 백신 접종률이 증가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와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협정 등으로 해외 여행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달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으로 해외 여행 심리 회복에 따른 국제선 여객 수요 증가가 기대되기도 했다. 실제 항공사들도 국제선 여객 수요 증가 기대감에 선제적으로 휴앙지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국제선 운항 재개 준비를 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세와 함께 해외 여행 심리가 다시 위축되면서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은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이게 됐다.


특히 방역당국이 지난 3일부터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10일간 격리 조치를 하도록 했는데 이 조치가 내년 1월6일까지 연장되면서 연말 연초 해외여행 수요는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항공업계는 벌써 기대감이 우려로 바뀐 상태다.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국제선을 중심으로 운항 재개와 증편 움직임을 보였지만 심상치 않은 오미크론 확산세로 추가 노선 계획은 고사하고 간신히 재개된 노선마저 올스톱되는 분위기다.


정부가 올 하반기 사이판 등이 포함된 북마리아나제도에 이어 싱가포르와 트래블 버블 협정을 체결하면서 해외여행 수요를 견인하려는 노력도 사실상 물거품이 될 상황이다.


이때문에 내년에도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이 불투명해진 상황으로 양극화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은 국제선 여객 실적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 타격의 강도가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들은 상용 및 비즈니스 수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화물사업으로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한 대형항공사와 달리 LCC들은 화물 비중이 거의 미미한 수준으로 온도 차가 크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3분기 기준 각각 6분기와 2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LCC들은 모두 적자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LCC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누적된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이 심화되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로 생존을 모색하고 한편 직원들의 순환 휴직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가고 있지만 이미 재무 상황이 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태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자료사진)ⓒ뉴시스
해 넘기는 메가 캐리어 탄생…이스타항공 운항 재개에 이목

항공사들의 생존 모색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내 항공업계 메가딜(Mega Deal)로 주목받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M&A는 해를 넘기게 됐다.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지 1년이 넘었지만 국내외 경쟁당국의 심사 지연으로 인수는 장기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국내 심사 주체인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총 14개 국가의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는데 타이완·터키·태국·베트남(이상 필수 신고국가)·필리핀·말레이시아(이상 임의신고국가) 등 6개국에서만 승인이 완료됐다.


국내를 비롯, 미국·유럽연합(EU)·일본·중국(이상 필수 신고국가)와 영국·호주·싱가포르(이상 임의신고국가) 등 총 8개국에서 심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양대 항공사 M&A가 늦어지면서 자동으로 합병 후 통합작업(PMI)도 지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내년 통합 절차를 걸쳐 내후년 통합 항공사를 출범하겠다는 목표도 불투명해진 상황으로 초대형 항공사(메가 캐리어·Mega Carrier) 탄생에 제동이 걸리면서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공정위가 운수권(다른 나라 공항에서 운항할 수 있는 권리) 축소와 슬롯(항공사가 공항에서 특정 시간대에 운항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 조정 등을 내세운 조건부 승인이 내릴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정위가 두 대형 항공사간 통합으로 인한 독과점과 경쟁 제한성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터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항공산업이 대표적인 네트워크 산업으로 운수권 및 슬롯이라는 자산의 확보가 경쟁력을 나타내는 척도라는 점에서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운수권 및 슬롯을 줄이는 것은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판단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정위의 취지대로 독과점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항공산업의 특성에 맞게 규제를 해야 한다”며 “경쟁 제한성이라는 목표에 매몰돼 산업적 측면을 제대로 감안하지 못한 잘못된 결정이 내리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스타항공의 부활 여부도 올 한해 이목을 끈 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지난 6월 말 중견건설업체 성정에 인수되면서 시작된 부활 날갯짓이 내년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12일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에 이어 지난 15일 국토교통부에 항공운항증명(AOC) 신청을 하면서 운항 재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AOC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항공사가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 반드시 발급받아야 하는 ‘안전 면허’로 운항개시 전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시설·장비와 운항·정비지원체계 등이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확인받았다는 증명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뒤 1년 8개월간 운항을 하지 않아 현재 AOC 효력을 상실한 상태다.


최근 회생계획안에 따른 공익채권 변제를 완료한 이스타항공은 AOC를 재취득하는대로 내년 2~3월께 운항을 재개해 본격적인 재도약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AOC 발급 심사는 통상적으로 4~5개월이 소요되지만 이스타항공처럼 재발급의 경우에는 2~3개월 정도로 소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가를 재취득하면 국내선부터 상업운항을 재개한다는 목표로 현재 보유 중인 737-800 여객기 2대 외에 추가로 1대를 리스(대여)하는 계약을 이미 체결했다. 내년 1월에 국내에 도입되는데 AOC를 재취득하는대로 총 3대로 국내선 운항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자료사진) ⓒ뉴시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