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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김건희 그대가 쥴리였을지라도


입력 2021.12.21 08:00 수정 2021.12.20 08:07        데스크 (desk@dailian.co.kr)

돌연 김건희 난타, 윤석열은 더 털 것이 없다는 반증

당당하고 솔직, 겸허하게 나서 승부하면 용서 받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가 집권당과 친정부 언론 매체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일부 확실히 잘못한 일도 있고, 다른 일부는 사실 여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은 정치 공작이란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음에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은 그의 아내 문제에 대해 무조건 사과부터 했다. 그만큼 타오르는 불길이 급하고 거세다.


제1야당 후보 부인 김건희(49)가 쥴리 관련 증언(그녀가 젊은 시절 쥴리란 이름으로 접대부 생활할 때 만난 적이 있다는)에 이어 대학 시간강사 지원 이력서에 수상과 직업 경력 등을 허위 기재했다는 폭로가 연말에 갑자기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국면 급변은 대선 후보 윤석열에 대해서는 털 게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의 반증이다.


그가 야당 의원들을 부추겨 여당 인사들을 고발하도록 했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사건 수사는 공수처, 그리고 집권 세력이 잡으려고 한 윤석열은 커녕 두 번째 핵심 인물인 검사 손준성에 대한 구속 영장조차 두 번이나 기각됨으로써 아무도 재판대에 올리지 못하고 사실상 종결됐다. 윤석열을 내년 3월 9일 투표일 전에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거나 치명적인 흠집을 내려는 시도가 물거품이 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터지고 있는 게 김건희 과거 털어내기다.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무조건 허위, 거짓말, 사기로 몰아붙여 부도덕녀, 파렴치범 낙인부터 찍는 식이다. 뭐도 가짜 뭐도 가짜라는, 검증도 없이 기정사실화하는 한국식 언론 보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김건희의 선택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당연히 정공법이다. 강공책이다. 공격이 최선의 수비가 될 수 있듯이 사과할 건 사과하고, 주장할 건 주장하고, 설명할 건 설명하는 게 최선이다. 사실에 대해서는 납작 엎드리되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해명하면 되는 것이다.


80대 노인이 24년 전에 대학 시간강사로 술집 마담을 하는 쥴리를 본 적이 있다고 기억력 자랑을 했다. 이 노인은 그 쥴리를 수십 년 후 미래의 대통령 후보 부인이 돼 있을 것이라고 믿은 놀라운 예지력(豫知力)의 소유자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옛날에 쥴리를 만난 일에 대해 그 이름을 포함해 그토록 생생히 기억해낼 수 있으며, 그 쥴리가 김건희와 같은 얼굴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이 사람은 인터넷에 나와 있는 자기 나이 81세(1940년생)가 이 기억력의 신뢰도에 의문을 주게 될 것으로 봤는지, 자신의 증언에 무척 신이 나 확대 재생산한 윤석열 대선 출마의 일등공신이자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에게는 74세라고 7살 낮춰서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 해프닝은 대통령이 다 됐던 이회창을 거짓 폭로로 거꾸러뜨린 병풍(兵風) 사건의 주인공 김대업이 19년 만에 80 노인으로 부활하려다 도로 들어가 버린 꼴로 종료됐다.


노인이 주장한 1997년에 김건희는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시간강사는 그로부터 4년 후에 됐다. 천수(天壽)를 다해가는 사람이 무엇 때문에 저런 새빨간 거짓말 폭로 극을 벌였는지 연민의 정이 든다. 정치는 잘못된 종교처럼 인간을 저렇게 폐인의 구렁텅이로 처넣는다.


김건희는 쥴리 일을 한 적이 결코 없다면,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다는 표정과 말투로 진작 언론 인터뷰에 나와 적극적으로 답을 했어야 한다.


“그런 유언비어가 만들어지고 떠도는 게 어처구니없긴 하지만, 대한민국 대선 후보의 부인이 떠안아야 할 숙명이라면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일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

이렇게 말하면 되는 것이다. 아닌 걸 증명하긴 어렵다. 그냥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고 또 물으면 또 아니라고 하면 된다. 그러면 자꾸만 묻는 기자와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의 입만 아파진다.


이력서 허위 기재, 허위 서류 첨부 의혹도 간단한 문제이다. 명백히 사실인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면 끝난다. 이 나라에서 거짓말 안하는 사람이 누가 있으며 취직 서류에 과장 안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가? 다 이해하고 용서한다. 솔직하게 사실을 털어놓고 진심으로 사과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다만, 그 허위의 내용과 질이 그녀 자신이 말한 대로 ‘돋보이고 싶은 욕심’ 정도를 넘어서는 ‘범죄적’인 것이었다면, 국민 앞에 잘못을 빌고 벌도 받아야만 할 것이다. 그것 때문에 설령 몇 만 표가 떨어진다고 해도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래야 ‘후보는 더 털 게 없으니 가족이라도 물어뜯자’는 마타도어 진흙탕 개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


윤석열이 아주 나쁘지 않은 후보로 내년 3월 초까지 이미지를 상향 유지할 경우 그를 찍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정권교체 열망 보수우파 지지자들과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은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김건희여, 당당하고 솔직, 겸허하게 승부를 걸어 용서받도록 하라.


‘김건희, 그대가 비록 쥴리였을지라도 나는 윤석열을 찍을 것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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