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2021 스포츠 결산⑤] ‘한일전 참사→WC 본선행 눈앞’ 반전 쓴 벤투호


입력 2021.12.23 11:22 수정 2021.12.23 11:22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2021년 첫 A매치서 숙적 일본에 0-3 패배로 불안한 출발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6경기 무패 행진으로 본선행 9부 능선

비난에도 마이웨이 외친 벤투 감독, 마침내 빛 본 ‘빌드업 축구’

1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황희찬이 손흥민, 김진수, 황인범 등과 기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굴욕의 한일전 패배로 우울한 시작을 알렸던 한국 남자축구는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밝히며 2021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치욕의 한일전 참사로 경질 위기에 놓인 벤투 감독


2021년 첫 A매치는 10년 만의 한일전이었다. 2011년 삿포로 참사(0-3패배) 이후 10년 만에 다시 만난 일본과 대결에서 대표팀은 설욕을 노렸지만 경기를 앞두고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주장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 소집에서 제외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황의조(보르도) 등 유럽파들 대부분이 한일전에 나서지 못했다.


한일전에 부름을 받은 유럽파는 이강인(마요르카)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뿐이었는데 이 둘은 벤투호에서 비주전으로 분류된 자원들이었다.


반면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일본은 미나미노 타쿠미(리버풀)를 비롯해 무려 9명의 유럽파를 불러 모아 한국과 일전을 대비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인해 정예멤버를 소집하지 못한 벤투호는 결국 10년 전과 똑같은 스코어로 졌다.


치욕적인 한일전 패배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결국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당연히 대표팀도 최대 위기에 빠졌다. 벤투 감독이 꺼내 든 회심의 ‘이강인 제로톱’ 카드는 대실패로 끝났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를 수비에 기용했다가 실점의 빌미를 내주는 등 과정과 결과 모든 면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한일전 패배의 후폭풍은 컸다. 당장 벤투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이대로라면 자칫 월드컵 본선에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한일전서 참패를 당한 축구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미약했던 최종예선 출발, 창대한 결과물


6월 국내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3연전에서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 레바논을 차례로 격파하고 최종예선에 진출했지만 벤투호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싸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2차 예선을 모두 홈에서 치르는 등 운이 다소 따른 것도 사실이었고, 상대도 약했기 때문에 최종예선에 가면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실제 한국은 9월에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2차전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1차전 상대인 이라크를 상대로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고, 조 최약체로 평가 받았던 레바논에는 가까스로 한점 차 신승을 거뒀다.


손흥민 등 전력의 핵심이었던 유럽파 자원들은 이틀 전 귀국해 컨디션이 엉망인 상태에서도 벤투 감독은 “괜찮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홈에서 시리아를 맞아 2-1로 신승을 거둔 뒤 오른 죽음의 이란 원정길에서 1-1로 비기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주장 손흥민은 지난 2009년 박지성 이후 12년 만에 이란 원정에서 득점을 기록하는 등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도 맹활약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던 벤투호는 11월에 열린 최종예선 2연전을 통해 마침내 완전체의 모습을 보여줬다.


홈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1-0으로 꺾은 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라크전에서 무려 3골을 폭발시키며 완승을 거뒀다. 특히 이라크전 승리를 통해 한국 남자 축구는 2012년 6월 이후 9년 5개월 만에 원정 무승 징크스를 끊어냈다


그만큼 월드컵 최종예선은 쉽지 않은 무대인데 벤투호는 6경기 무패(4승2무) 행진을 달리며 월드컵 본선행 9부 능선에 이르렀다.


대표팀이 선전하자 벤투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은 완전히 잦아들었다. 이는 벤투 감독의 뚝심이 이뤄낸 결과다. 그는 여론의 비난에도 흔들림 없이 마이웨이를 고집했고, 결국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2021년 한 해 반전 시나리오를 쓰며 월드컵 본선 조기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벤투호의 시선은 벌써 카타르로 향해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