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사별 후 홀로 된 아버지가 낯선 여성에게 정기적으로 송금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자칫 문제가 될까 걱정이라는 자녀가 조언을 구하고 나섰다.
13일 YTN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홀로 지내는 90대 부친의 재산 관리를 두고 고민하는 자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자녀 A씨는 "제게는 5년 전, 혼자 되신 90대의 부친이 계시다"며 "부모님은 동네에서 소문났던 잉꼬부부로, 아버지는 젊었을 때부터 아팠던 어머니를 돌보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문제가 생겼다는 것. A씨는 "아버지의 통장 거래 내역을 보게 되었는데 정기적으로 특정인에게 송금이 된 걸 봤다"며 "알고 보니 아버지가 알고 지낸 여자 분이신인데 형편이 어려워 도와주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버지는 집과 금전이 꽤 있는 상태로, 워낙 친절하고 쾌활한 성격이라 주변에 혼자 계신 할머니들이 아버지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아버지가) 남은 여생 편히 지내면 제일 좋지만 큰 돈이 중간에 문제가 될까 걱정이다"라면서도 "그렇다고 재산을 자식들이 관리하겠다는 것도 언짢아하실까 말씀드리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해결 방안을 물었다.
이에 대해 배정식 하나은행 100년 리빙트러스트센터 센터장은 "사연자분처럼 부친이 특히 혼자 된 경우는 아무래도 재산과 관련된 이슈가 더 고민이 되는데, 생각보다 참 많은 경우"라고 말했다.
배 센터장은 "부모님 노후의 가장 큰 고민은 부친의 재산이 부친을 위해서 온전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라며 "만약에 중간에 큰 돈이 없어지거나 또 전혀 모르는 사람이 배우자로 등록이 돼 버린다면 그것처럼 큰 리스크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런 경우는 정말 신탁 제도가 필요하다"며 "금전의 경우에는 아버님이 매달 쓰실 돈 만큼만 본인 스스로 지급하게끔 하고 큰돈이 나갈 때는 아버님께서 허락을 해주신다면 자녀들과 상의해서 지급한다, 이런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신탁으로 관리를 하더라도 생활비 외에 간병비, 요양비 등은 원활하게 지급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급 문제에 대한 걱정은 좀 덜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양 변호사는 "자녀들이 이런 부분을 이야기하면 부모님이 좀 언짢으시지 않을까 걱정들을 많이 한다"고 하자 배 센터장은 "부모님들은 꺼리는 경우가 많아서 끝까지 뵙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상속 문제를 언급한다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돈을 찾을 수 있게 준비를 하자든지 이런 점을 부각시켜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아버님하고 함께할 동반자분이 계신다면 오히려 그걸 숨긴다기보다는 미리 신탁을 설정하고 노후 관리도 하면서 일정 부분은 그 동반자분을 사후 수익자로 미리 지정을 해놓는 것도 아버님 입장에서는 훨씬 더 자녀들에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양 변호사는 "자녀들이 제일 당황스러운 경우가 본인들 모르게 배우자로 혼인신고가 되어 있는 경우 혼인무효 소송으로 가게 되는 등 상속을 두고 법적 다툼이 있을 수 있다"면서 "동반자분이 나중에 사후 수익자로 지정되도록 신탁이 되어 있다면 굳이 무리해서 혼인신고를 하거나 본인의 상속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위법한 일을 하는 것은 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상속에 대한 갈등을 막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