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싫은 데 이쪽 끼어보곤 싶고
박원순·문재인에게는 양보하더니
국민의힘에 무슨 억하심정이 있나
아무리 지지율 하락한다고 '국개론'을 꺼내들다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야권 단일화 문제를 놓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해 "단일화를 하는 안철수가 싫다"며 "국민을 그만 괴롭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안 후보는 원래 제3지대를 항상 이야기하고 양당을 비판하며 나는 독자로 간다는 노선이 있었는데 2020년 총선부터 사실상 보수정당의 비례위성정당을 자처하며 지역구 후보를 안 내겠다, 보수진영 내 유권자들이 우리에게 비례대표를 달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아무도 안 물어봤는데 갑자기 출마 선언에 '야권 단일 후보'가 되겠다며 나왔다. 저희도 모르는 상황에 저희 쪽으로 차선변경이 있던 것"이라며 "보수 쪽에 합당이나 경선 참여를 하기는 싫은데 선거는 이쪽에서 끼어보고 싶고, 단일화 하자고 뒤늦게 나타나는 양상이 지속되는 것"이라 덧붙였다.
그는 "저는 그 양태가 너무 싫은 것"이라며 "안 후보 본인은 나름대로 어려운 길을 겪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보수정당 쪽에서 표를 받겠다고 한 이상 보수의 본류, 내부에서 한 번 승부를 걸어보는 과정도 필요한 데 그걸 안 한다. 그리고 나중에 뒤늦게 본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해서 단일화를 하자고 하는 것"이라 꼬집었다.
이 대표는 "안 후보는 옛날 범진보 인사로 인식되던 시절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덜렁덜렁 양보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양보하고, 그런데 보수 쪽에만 오면 계속 단일화 승부를 걸자며 경선하자고 한다. 요구조건도 보면 항상 좀 센 것"이라며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우리 쪽으로 와 이렇게 센 조건을 들이밀며 분위기를 깨는가, 저는 여기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논의가 결렬됐던 것을 두고 이 대표는 "저희가 그 때 기록이 다 남아 있다. 당명 바꾸는 거 빼고 다 해준다 했는데 끝까지 당명을 바꿔야겠다고 나온 것"이라며 "안 후보가 당에 들어와서 경선을 치렀으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거라 보는데 여기까지 오면서 계속 단일화 얘기를 한다. 지금도 메시지가 자기 표가 흔들리면 안 되니 '단일화는 없지만 안일화는 된다'는 것인데, 국민들을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는 것"이라 강조했다.
안 후보의 향후 지지율 추이에 대해 이 대표는 "안 후보의 지지율 곡선을 보면 항상 선거 때 어느 시점에 한 번쯤은 양당의 선거전이 치열해지면 양비론을 툭 하고 던져 지지율이 조금 올라오는 구간이 있다"며 "그 다음 양비론을 가져가다가 쭉 떨어지는 구간이 있다. 정확히 무엇과 일치하냐면 안 후보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의 주가 그래프"라 일축했다.
이 대표는 "결국 안 후보의 콘텐츠가 부족한 게 아닌가"라며 "이념적으로 왔다 갔다가 심하기 때문에, 결국 실용이라 지금까지 포장해 왔지만 결국 지지층이 쉽게 이완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라 설명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유권자들이 생각이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데 대해 이 대표는 "정치인이 자기가 펼치고자 하는 뜻이나 의지가 관철되지 않으면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니라 국민이 잘못하는 것이다라는 식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라며 "아무리 지지율이 최근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 해도 지금 상황에 '국개론'을 꺼내든 것은 너무한 것"이라 질타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본인이 진짜 담담하게 계속 제3지대 정치를 할 것이라면 단일화나 안일화 얘기가 아예 안 나오게 하는 게 맞다"며 "계속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고,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거듭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