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230만 가구에 尹 손편지 발송 시작
이준석 "호남에서 새로운 신뢰를 얻고파"
설 이후 '윤석열차' 등 추가 행보도 예고
호남 민심도 꿈틀…尹 지지율 20% 상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직접 쓴 손편지까지 전달하면서 호남민심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준석 대표의 전폭적인지지와 함께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목표로 삼은 20% 이상 득표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이미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진정성 있는 모습을 이어간다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부터 윤 후보가 직접 쓴 손편지가 호남지역 230만 가구를 대상으로 배달되기 시작했다. A4용지 1장을 앞뒤로 채운 손편지는 흑백 스케치 사진 한 장만 배경으로 담겨 있다. 편지 본문은 컴퓨터 폰트가 아닌 후보가 직접 쓴 글씨로 작성됐다. 편지를 받은 이들은 투박하지만 진정성이 담겼다는 호평을 내놓고 있다.
손편지는 호남 시민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함께 시작한다. 초반엔 윤 후보의 대선 출마 결심 소회가 절반 이상은 호남 발전을 위한 정책 비전이 담겨 있다. 마지막 장은 호남 시민을 향한 지지 호소로 마무리된다. 윤 후보는 공직선거법상 제20대 대선 예비후보자 홍보물로 발송 가능한 수량 전량인 세대수의 10%를 호남지역에만 발송했다. 호남에만 손편지를 200만장 발송한다는 것은 호남에 '올인'하겠다는 의미다.
윤 후보는 "저는 5월 광주에 대한 보수 정당의 과오를 반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호남의 미래를 함께 걷고자 한다"면서 "이번에는 지역주의와 타성에 젖은 기성 정치인들이 두려워할 그 파격으로 정치혁명의 기치를 호남에서 이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직접 호남민심을 챙기면서 윤 후보를 조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실종자를 수색하는 데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와 함께 붕괴 아파트 내부를 둘러보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전남 여수와 순천을 방문해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하는 등 호남 끌어안기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보수의 무덤'이나 다름없던 호남에 애쓰는 이유는 과거와 사뭇 다른 여론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유권자 1018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21.3%로 집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58.8%)보다 37.5%p 낮지만, 당내에선 선방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특히 이 대표는 "보수정당이 호남에서 얻지 못했던 새로운 신뢰를 얻어 보고 싶다"며 이번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을 20%까지 끌어올려보겠다고 선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8대 대선에서 10.5%를 기록했던 걸 고려하면 2배 가까운 지지를 더 끌어내겠단 의미다. 호남민심 추가 확보를 위한 행보도 마련돼 있다. 윤 후보는 설 연휴가 끝난 직후 호남행을 계획하고 있다.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세 번째 호남행이다. 윤 후보의 이번 호남 방문에서 '윤석열차'를 처음 선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이 호남에서 외면 받고 있단 점도 국민의힘에는 호재다. 지난 26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았다가 실종자 가족의 거센 반발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송 대표를 향해 "표 찍을 때만 텃밭이고, 호남에 호소한다"며 "어떻게 국민의힘보다 늦게 올 수 있는가"라고 항의했다. 실제로 이 후보를 향한 호남 지지율도 60% 안팎에 머물며 정체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