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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2세대 니로 "잘생김까지 장착한 연비 끝판왕"


입력 2022.01.29 06:00 수정 2022.01.29 15:45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1세대 니로 단점으로 지적됐던 승차감, NVH 대폭 개선

아이코닉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넓어진 실내공간도 장점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 주행 모습. ⓒ기아

경제성과 실용성의 대명사로 불려온 니로 하이브리드가 새로운 디자인과 한층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2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전기차 전환 과도기에 큰 번거로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차로서 하이브리드차의 존재 가치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등장한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다.


지난 27일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를 타봤다.


시승 코스는 행사 장소에서 경기도 가평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20km 구간이었고, 시승차로는 최상위 트림인 시그니처에 풀옵션이 장착된 모델이 제공됐다.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최근 들어 출시하는 차마다 호평을 지겹도록 들은 기아 디자이너들은 신형 니로에게도 여지 없이 개성과 보편적 미의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디자인을 부여했다.


4세대 스포티지를 닮다 만듯한 1세대 니로의 애매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하이테크하면서도 거부감 없는 세련된 외양을 갖췄다.


특히 C필러의 독특한 모습은 니로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자리 잡을 만 하다. 발목 부분에 다른 색상의 가죽을 덧댄 농구화를 연상시키는 두툼한 C필러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측면 디자인에 활력을 불어넣어줌과 동시에 멀리서도 이 차가 니로임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가장 특징적인 디자인 요소다.


니로 C필러를 앞쪽에서 근접 촬영한 모습. 바람이 통하는 에어커튼이 뚫려 있어 공기 저항을 줄여준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외장 컬러와 다른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C필러는, 가까이서 보니 단순히 차체에 플라스틱 부품을 살짝 덧댄 게 아니라 차체에서 살짝 돌출된 별도의 부품이었다. 기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 공기역학(공력)적으로 불리한 요소지만 C필러에 에어커튼 홀을 넣어서 압력을 해소시켜줌으로써 공력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내부 디자인은 다소 모험적이다. 운전석 쪽은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으로 구성된 10.25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두툼하게 배치해놓고 동승석 쪽으로 갈수록 경사지게 좁아지는 비대칭 레이아웃을 택했다. 전형적인 운전자 중심 디자인으로, 다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 앞좌석.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구형 대비 커진 차체는 한층 넉넉한 뒷좌석 공간을 제공한다. 2열 레그룸이 준중형 SUV 못지않게 넓어져 3~4인 가족 패밀리카 용도로도 적합해 보인다. 다만 2열 시트 등받이 각도 조절이 되지 않는 것은 아쉽다. 넓어진 공간의 일부만이라도 리클라이닝 시트에 할애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넓고 평평한 공간이 나온다. 차박을 하기엔 살짝 짧아 보이지만 구형에 비하면 월등히 넓어졌다.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 뒷좌석.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 트렁크. 2열을 접은 모습.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개인적으로 신형 니로의 가장 바람직한 개선점은 승차감이다. 구형 니로가 연비를 높이는 데 치중하느라 승차감이나 외부소음 등 탑승객 편의를 챙기는 데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신형 니로는 소형 SUV로서는 기대 이상일 정도로 승차감과 NVH(소음‧진동)에서 큰 개선을 이뤄냈다. 노면 상태가 고르지 못한 국도에서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잘 흡수해준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상황에서의 고속도로 주행에도 차 안은 고요할 정도로 풍절음이 잘 차단된다.


주행 중 클러스터에 표시된 에너지 흐름도. 가평의 한 오르막길에서 시속 40km 이상으로 주행했는데도 엔진 개입 없이 전기모터만 돌아간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하이브리드차의 가장 큰 미덕인 연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주행 중 클러스터를 통해 ‘에너지 흐름도’를 살펴보면 시내 정체구간 주행이나 고속도로 정속주행, 급가속 등 다양한 상황 별로 엔진과 전기모터의 개입이 최적으로 이뤄진다.


특히 120km 주행 내내 배터리 용량이 절반을 크게 넘어선 일이 없을 정도로 전기모터의 활용폭이 넓다. 일반 평지에서는 물론, 살짝 경사진 오르막에서 시속 40km 정도로 몰았는데도,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도로에서 어느 정도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정속 주행을 해도 엔진 없이 전기모터 주행을 하는 빈도가 잦았다.


반환점까지 편도 60km 구간을 연비 위주의 주행을 한 결과 연비는 21.5km/ℓ가 나왔다. 신고연비(복합 20.8km/ℓ)를 살짝 상회하는 수준이다.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 주행 모습. ⓒ기아

반환점을 돌아서는 달리기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급가속은 아주 뛰어난 수준은 아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은 비명을 질러대지만 생각보다 빨리 튀어나가진 않는다. 큰 출력을 요할 때는 전기모터가 가세한다고는 하지만 최고출력 105마력의 1.6ℓ 엔진이 가진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그렇다고 일상적인 수준의 주행에서까지 힘의 부족을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변환하면 순발력이 한결 좋아지는 게 체감된다.


주행모드는 에코와 스포츠 단 두 가지로 단출하게 구성됐다. 하이브리드차 사용자가 평시에는 주로 에코 모드로 운행한다는 점을 감안해 굳이 사용하지도 않는 컴포트나 노멀 등 어중간한 주행모드를 넣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세대 니로 하이브리드 핸들. 왼쪽 하단에 주행모드 변환 버튼이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주행모드 변환 버튼을 핸들에 달아놓은 것은 좋은 판단이라는 평가를 내려주고 싶다. 오른손으로 더듬더듬 찾아 헤매는 것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하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도 한층 좋아졌다. 회전 구간에서 단단하게 버텨주는 느낌도 믿음직스럽다. 급가속에서의 머뭇거림만 제외한다면 달리는 재미도 나쁘지 않은 차다.


니로 하이브리드 가격은 ▲트렌디 2660만원 ▲프레스티지 2895만원 ▲시그니처 3306만원이다.


시승 모델은 시그니처 트림에 스마트 커넥트(90만원), 하만카돈 사운드(60만원), 하이테크(80만원), HUD팩(65만원), 컴포트(70만원), 선루프(45만원) 등 풀옵션이 장착된 모델로, 옵션까지 포함하면 3700만원이다. 하이브리드차이긴 하지만 소형 SUV로서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타깃 :

- 1년에 2만km 이상씩 10년 넘게 타면 남는 장사.


▲주의할 점 :

- 연비, 디자인, 실내공간, 편의사양 등 모든 게 업그레이드 됐지만…세상에 공짜는 없다.

- 다리는 편하나 허리는 불편한 2열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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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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