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金, 하루 아침 태도 돌변하지 않을 것”
원희룡 “李, 이해찬 대표 쳐내기로 하고 만났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만남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이 이 후보를 만난 것과 관련 “김 전 위원장이 자연인이니 찾아오는 사람을 쫓아낼 수도 없고, 오겠다는 분을 거절할 수도 없어서 만난 것으로 본다”며 “양식 있는 분이니 하루아침에 태도가 돌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이 후보를 직격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님, 김종인 위원장과 심야 회동. 이해찬 대표 쳐내기로 하고 만난 거죠?”라는 글을 올렸다.
민주당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은 이해찬 전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의 ‘불편한 관계’를 비꼰 것이다. 지난 34년간 정치권 앙숙 관계를 이어온 두 사람은 서로의 ‘대항마’로 손꼽히고 있다.
‘또 만날 것이냐’ 질문에 김종인 침묵
국힘 선대본부 “큰 의미부여 하지 않아”
이 후보는 전날 부산·울산·경남(PK) 1박 2일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직후 오후 8시쯤 서울 광화문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 80여분간 얘기를 나눴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최재천 전 의원 1명만 배석했다.
이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정치적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지지율 정체, 배우자 김혜경씨 ‘과잉 의전’ 논란 등으로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선대위를 떠난 김 전 위원장이 민주당 ‘원거리 지원사격’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전날 회동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가 도움을 요청했는지’ ‘또 만날 건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회동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정권교체에 강한 의지를 보인 분”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많이 다급해져 김종인 위원장까지 만나러 간 모양인데, 오는 사람을 오지 말라고 할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