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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향해 '사퇴' 압박 시동…"완주할 상황 아냐"


입력 2022.02.09 11:45 수정 2022.02.09 11:45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국민의힘, '사퇴' 거론하며 본격 압박

이준석 "선거 진행 어려워 포기하면 철수라고 해야"

윤석열도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협상은 안 한다"

지난해 6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인사차 국민의당 안철수 당대표를 방문해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3·9 대선을 한 달여 앞둔 9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한 '사퇴' 압박에 시동을 걸었다.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 두고는 있다'는 태도에서 한 발 나아가 안 후보의 사퇴를 직접 거론하면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방식은 '(안 후보가) 깔끔히 사퇴하고 (윤석열을) 지지선언하기' 이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와 단일화를 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주고받기식 협상이 아니라 '담판'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협상에 의한 경쟁방식에 따르는 게 '단일화'인데, 한쪽이 선거를 진행하기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에는 보편적으로 '철수'라고 한다"며 "저희 정보로 판단해 안 후보는 선거를 완주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15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말 그대로 유세차가 돌아야 하고 현수막을 붙여야 하고 전국 250여개 정당 사무소를 마련하는 등 비용이 들어간다"며 "250여개 선거사무소를 마련한다면 저희에게 포착이 되는데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보를 파악해서 이렇게 말하면 안 후보는 (제가) 얼마나 얄미울까. 본인은 '완주할 거다. 나를 왜 못 믿느냐'라고 하는데 2017년 대선에서도 안 후보가 지지율에서 치고 올라왔다가 결국 3등했다. 비슷한 패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 온 윤석열 후보 역시 안 후보와 지루한 단일화 협상을 개시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보도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단일화 추진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서 협상하라면 그런 건 안 하겠다"며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그런 지난한 협상이라면 나는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오히려 "(후보 단일화는) 서로 신뢰하고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서로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이라며 "한다면 전격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단일화를 한다면,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었다.


이에 더해 '지루한 협상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제시해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담판 짓기'식이 될 것이라는 점을 재차 명확히 한 것이다. 사실상 안 후보의 사퇴를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 후보가 완주를 선언한 상황에서 먼저 단일화 제의를 할 명분이 없는 상황 아니냐"며 "국민의힘 쪽에서 먼저 안 후보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이 안 후보에게도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무의미한 출혈 경쟁을 피하려면 공식 선거 운동 전에 담판을 짓는 것이 좋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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