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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속도 둔화?”…뮤지컬 업계, 수도권 ‘쏠림’ 해결이 관건


입력 2022.02.18 08:12 수정 2022.02.18 08:1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수도권 공연 쏠림 현상, 전년대비 2.2%p 완화

"대구, 부산 등 전용극장 있는 지역 기점으로 시장 만들어야"

한국 뮤지컬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사례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관계자들 사이에서 성장 속도가 둔화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뮤지컬 시장은 약 4000억 규모로 성장하고 공연계의 60% 이상을 지탱하는 주요 문화산업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까지만 해도 140억 규모였던 뮤지컬 시장은 2002년에는 400억원 규모로 커졌고 이후 매년 급성장을 거듭해 2006년 약 1000억원, 2008년 약 2000억원, 2010년 약 3000억원까지 몸집을 불리면서 현재 약 4000억원 시장까지 내다보고 있는 시점이다.


ⓒ드림씨어터

뮤지컬을 찾는 관객이 늘면서 이른바 ‘흥행 대박’을 터뜨리는 작품들이 하나둘 생겨났고 이 때문에 대형 자본이나 투자자들이 뮤지컬 쪽으로 몰리면서 제작 편수가 늘어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뮤지컬은 외형적 규모 확대는 물론 퀄리티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면서 다시 관객의 유입을 유도하는 선순환이 이뤄졌다.


이런 급격한 성장기를 겪은 뮤지컬 시장의 둔화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단순히 예술을 넘어 정책이나, 기업, 경제 등 모든 것이 급격한 성장 뒤에 정체 현상을 겪는다. 문제는 이 정체의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나아가서는 일정한 속도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역시 “국민 소득수준은 인구와 비례한다. 현재 5000만명에서 정체가 되고 있기 때문에 뮤지컬 시장의 성장 속도도 덩달아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뮤지컬 업계에선 시장 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연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시키고, 비수도권의 공연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 대표는 “호주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비수도권으로의 파급력이 커져야 한다. 서울을 비롯해 대구, 부산 등 전용극장이 있는 곳을 기점으로 하나의 시장을 만드는 것이 정체를 해결할 수 있는 키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인터파크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8518편의 공연이 개최된 지역을 전국 광역 시도별로 분류하면 서울에서 올려진 공연이 4719편으로 전체의 55.4%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경기도가 1113편으로 13.1%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를 합치면 전국 공연 수의 68.5%로 2020년 70.7% 대비 서울, 경기권의 쏠림이 다소 완화되었다. 광역시 중에서는 대전(483편), 부산(363편), 대구(351편), 인천(300편), 광주(88편), 울산(52편)의 순으로 공연 편수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수도권에 약 70%에 달하는 공연이 집중돼 있지만 쏠림이 완화됐다는 것만으로 분명 의미 있는 수치다. 더구나 부산에 대규모 뮤지컬 전용관 드림씨어터가 개관 3주년을 맞았고, 10년 이상 뮤지컬 축제를 이어온 대구에서도 적극적으로 뮤지컬 전용 극장 개관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연게에서 ‘라이온 킹’ ‘오페라의 유령’ ‘레베카’ ‘하데스타운’ ‘시카고’ ‘지킬앤하이드’ ‘잭더리퍼’ ‘프랑켄슈타인’ ‘노트르담드파리’ 등 대작들의 지방 투어 공연도 더 활발해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정착된다면 서울로 한정되어 있던 공연 생산·소비자들도 비수도권에 고루 분포될 거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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