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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회장 맡은 최태원, '인텔 낸드'급 M&A 이끄나


입력 2022.02.21 10:26 수정 2022.02.21 10:2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총수 결단 필요한 대규모 M&A 위해 미등기 회장 자처한 듯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와 같은 AI기업 빅딜 가능성

최태원 SK그룹 회장(자료사진).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기로 하면서 과거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와 같은 대형 M&A(인수합병) 진두지휘에 나설지 관심이다.


최 회장은 21일 SK텔레콤 사내게시판에 자신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 보임 소식을 전하면서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이같은 결정에 ‘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힘을 보태는 조력자 역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도 SK텔레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전문경영인인 유영상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이, 주요 의사결정도 김용학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에서 담당하는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를 유지하되, 중장기 경영전략에서의 강한 추진력을 담보하기 위해 최 회장이 미등기 회장직을 맡게 됐다는 것이다.


전문경영인은 단기 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큰 한계가 있고,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중장기 전략에 있어서는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SK텔레콤 미등기 회장 보임이 대형 M&A를 위한 사전작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미등기 회장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10조원 이상 투입된 대규모 M&A를 전문경영인 차원에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이 존속법인 ‘SK텔레콤’과 신설법인 ‘SK스퀘어’로 인적분할돼 출범한 이후 재계에서는 조만간 대규모 M&A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어왔다.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혁신기술 투자전문회사’라는 명확한 전략적 임무를 부여받은 SK스퀘어는 SK그룹 ICT 계열 전체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서야 하고, 유무선 통신 사업부문을 남긴 SK텔레콤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 ‘퀀텀 점프’급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당장 가시화된 M&A는 SK텔레콤의 AI 기업 인수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9일 CEO인베스터데이에서 “SK텔레콤은 전략적인 M&A를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AI, 메타버스 등 기술과 관련된 회사를 인수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그룹 역시 SK텔레콤에서의 최 회장의 역할을 ‘AI 혁신’으로 정의해 해당 분야의 대형 M&A에 있어 그룹 총수 차원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암시했다.


메타버스와 연관된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게임업체 등도 SK텔레콤의 M&A 타깃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 계열사들은 최태원 회장 체제 이후 ‘따로 또 같이’라는 성장 전략을 추구해 왔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요성이 부각된 이후로는 이사회 중심 경영도 강화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가 소요되는 M&A의 경우 그룹 총수의 의사결정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면서 “과거 과감한 투자로 고성장을 이끌어 온 최 회장의 안목과 추진력이 SKT에서도 발휘될 것인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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